주인공 문원은 대학 출신으로서 잡지사 기자로 약간의 문명(文名)도 얻었으나 뚜렷한 직업을 가지지 못하고 친구가 경영하는 쌀가게에서 잔일을 한다. 그는 생활에 대한 적극적인 의욕도 없고 욕망도 별로 없다.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지식인의 아픔을 드러낸다.…… 대학을 마치고 취직을 좀 해 보고자 몇 해 애를 쓰다가 틀리니, 이 장사를 시작한 것이었다. 장사를 경험할 겨를이 없었으니,..
주인공 문원은 대학 출신으로서 잡지사 기자로 약간의 문명(文名)도 얻었으나 뚜렷한 직업을 가지지 못하고 친구가 경영하는 쌀가게에서 잔일을 한다. 그는 생활에 대한 적극적인 의욕도 없고 욕망도 별로 없다.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지식인의 아픔을 드러낸다.…… 대학을 마치고 취직을 좀 해 보고자 몇 해 애를 쓰다가 틀리니, 이 장사를 시작한 것이었다. 장사를 경험할 겨를이 없었으니,..
동물 중에 뱀[蛇]이란 이야기만 하여도 징글징글하여 누구나 듣기를 재미스럽지 못하게 여긴다. 그러나 내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보통의 뱀이 아니요 괴담 중에도 괴담인 ‘상사뱀’의 이야기이다.상사뱀이란 옛부터 누구나 큰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옛날 일은 그만 두고 과학이 발달되었다는 오늘에 있어도 신문지상에 가끔 ‘상사뱀’이야기가 나는 것을 보면 필경은 과학으로 해석하지 못할 그 무슨 불..
동물 중에 뱀[蛇]이란 이야기만 하여도 징글징글하여 누구나 듣기를 재미스럽지 못하게 여긴다. 그러나 내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보통의 뱀이 아니요 괴담 중에도 괴담인 ‘상사뱀’의 이야기이다.상사뱀이란 옛부터 누구나 큰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옛날 일은 그만 두고 과학이 발달되었다는 오늘에 있어도 신문지상에 가끔 ‘상사뱀’이야기가 나는 것을 보면 필경은 과학으로 해석하지 못할 그 무슨 불..
지금으로 부터 5백여 년 전 세종대왕(世宗大王) 때에 한 명신(名臣)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사육신(死六臣) 중에 첫 손가락을 꼽는 충무공(忠武公) 성삼문(成三問)이다.그의 자(字)는 근보(謹甫)요, 또한 자(字)는 눌옹(訥翁)이요, 호(號)는 매죽헌(梅竹軒)이니 본시 창녕(昌寗) 사람으로, 낳은 곳은 애우고개 둥구재 밑이었다.충무공이 명자(名字)를 하필 삼문(三問)이라고 지은 것은 다른 연고..
지금으로 부터 5백여 년 전 세종대왕(世宗大王) 때에 한 명신(名臣)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사육신(死六臣) 중에 첫 손가락을 꼽는 충무공(忠武公) 성삼문(成三問)이다.그의 자(字)는 근보(謹甫)요, 또한 자(字)는 눌옹(訥翁)이요, 호(號)는 매죽헌(梅竹軒)이니 본시 창녕(昌寗) 사람으로, 낳은 곳은 애우고개 둥구재 밑이었다.충무공이 명자(名字)를 하필 삼문(三問)이라고 지은 것은 다른 연고..
소방학 전문서. 이 책은 수계소화설비에서 스프링클러 설비를 중심으로 공학 이론과 엔지니어링, 시공 점검 및 검사를 다루고 있다.
소방학 전문서. 이 책은 수계소화설비에서 스프링클러 설비를 중심으로 공학 이론과 엔지니어링, 시공 점검 및 검사를 다루고 있다.
때는 바로 조선 때에 영특하고 사납기로 유명하던 숙종대왕(肅宗大王) 시대였다.…… 왕이 이상하게 생각 하시고 그 궁녀를 불러 어전에 가까이 오라고 하시고 한번 살펴보시니 그는 방년이 겨우 열일곱 여덟이 될까 말까 한데 자색이 천하에 절륜(絶倫)하여 구름같이 고운 머리는 옛날 고구려(高句麗)의 관나(貫那. 중천왕 때의 궁녀, 미인이고 머리털이 9척(尺)이나 되었다고 한다.)와 같고 요염한 태도..
때는 바로 조선 때에 영특하고 사납기로 유명하던 숙종대왕(肅宗大王) 시대였다.…… 왕이 이상하게 생각 하시고 그 궁녀를 불러 어전에 가까이 오라고 하시고 한번 살펴보시니 그는 방년이 겨우 열일곱 여덟이 될까 말까 한데 자색이 천하에 절륜(絶倫)하여 구름같이 고운 머리는 옛날 고구려(高句麗)의 관나(貫那. 중천왕 때의 궁녀, 미인이고 머리털이 9척(尺)이나 되었다고 한다.)와 같고 요염한 태도..
숭정(崇禎)이라면 누구나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옛날 명(明)나라 최후의 황제(皇帝) 의종(毅宗)의 연호이다. 그때 명나라 궁중(宮中)에는 굴씨(屈氏)라는 궁녀(宮女)가 하나 있었으니 그는 본래 중국 남방의 미인(美人) 많기로 유명한 소주(蘇州) 태생으로 어려서부터 인물(人物)이 곱고 재주가 비상하여 시문서화(詩文書畵)가 모두 능(能)한 중에 특히 비파(琵琶)를 여간 잘 타지 않았다.…… -차..
숭정(崇禎)이라면 누구나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옛날 명(明)나라 최후의 황제(皇帝) 의종(毅宗)의 연호이다. 그때 명나라 궁중(宮中)에는 굴씨(屈氏)라는 궁녀(宮女)가 하나 있었으니 그는 본래 중국 남방의 미인(美人) 많기로 유명한 소주(蘇州) 태생으로 어려서부터 인물(人物)이 곱고 재주가 비상하여 시문서화(詩文書畵)가 모두 능(能)한 중에 특히 비파(琵琶)를 여간 잘 타지 않았다.…… -차..
안평대군(安平大君)은 세종대왕(世宗大王)의 셋째 아들이오, 별호(別號)를 비해당(匪懈堂)이라 하였다.용모 풍채가 일세를 압도함은 물론이고 풍류 호방한 중에도 명필(名筆)로 세상에 들리어 당시에 서로 교류하는 이가 일대 명사 아닌 이가 없었다.때마침 평양(平壤)에 기생(妓生) 하나가 있는데 선연한 태도라든가 아리따운 얼굴이 물색으로 제일 치는 평양에서 둘도 없을 만하고 겸하여 가곡(歌曲)에 능..
안평대군(安平大君)은 세종대왕(世宗大王)의 셋째 아들이오, 별호(別號)를 비해당(匪懈堂)이라 하였다.용모 풍채가 일세를 압도함은 물론이고 풍류 호방한 중에도 명필(名筆)로 세상에 들리어 당시에 서로 교류하는 이가 일대 명사 아닌 이가 없었다.때마침 평양(平壤)에 기생(妓生) 하나가 있는데 선연한 태도라든가 아리따운 얼굴이 물색으로 제일 치는 평양에서 둘도 없을 만하고 겸하여 가곡(歌曲)에 능..
지금으로 부터 약 2천여 년 전이다.부여(扶餘)나라에는 해부루(解夫婁)란 임금이 있어 정치를 잘하여 국내가 태평하게 되니 아무 걱정할 일이 없었으나 다만 나이 많이 먹도록 왕자(王子)가 없는 까닭에 그것으로 항상 걱정을 하여 천하의 명산대천을 찾아다니며 아들 낳기를 빌었다.하루는 전날과 같이 말을 타고 어떤 명산을 찾아 가다가 곤연(鯤淵)이란 연못가에 이르니 탔던 말이 돌연 발을 멈추고 그곳..
지금으로 부터 약 2천여 년 전이다.부여(扶餘)나라에는 해부루(解夫婁)란 임금이 있어 정치를 잘하여 국내가 태평하게 되니 아무 걱정할 일이 없었으나 다만 나이 많이 먹도록 왕자(王子)가 없는 까닭에 그것으로 항상 걱정을 하여 천하의 명산대천을 찾아다니며 아들 낳기를 빌었다.하루는 전날과 같이 말을 타고 어떤 명산을 찾아 가다가 곤연(鯤淵)이란 연못가에 이르니 탔던 말이 돌연 발을 멈추고 그곳..
조선 명종(明宗) 때에 명필로 유명하던 봉래 양사언(蓬萊楊士彦)이라면 별로 모를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의 부친 양민(楊旻)은 성종조(成宗朝)에 일찍이 문과(文科)를 하고 전라도 영광(靈光)군수가 되었다.그 당시 영광이란 곳은 호남(湖南)지방에서도 퍽 번화한 고을이었다. 양봉래의 아버지는 풍채 좋기로 당세에 유명한 인물이었다. 풍채 좋은 인물이 번화한 고을로 도임하는 그 호강은 여간 호화찬란..
조선 명종(明宗) 때에 명필로 유명하던 봉래 양사언(蓬萊楊士彦)이라면 별로 모를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의 부친 양민(楊旻)은 성종조(成宗朝)에 일찍이 문과(文科)를 하고 전라도 영광(靈光)군수가 되었다.그 당시 영광이란 곳은 호남(湖南)지방에서도 퍽 번화한 고을이었다. 양봉래의 아버지는 풍채 좋기로 당세에 유명한 인물이었다. 풍채 좋은 인물이 번화한 고을로 도임하는 그 호강은 여간 호화찬란..
나혜석의 소설로는 맨 마지막에 발표된 작품이다.여관을 운영하는 ‘주인마누라’와 그의 딸 ‘영애’와 여관에서 하숙하며 글을 쓰는 독신여성 소설가 ‘김 선생’이 주인공들이다.주인마누라는 농림학교 출신으로 도청에 근무하는 ‘한운’이라는 인물을 사윗감으로 마음에 두고 있는데, 영애는 결혼하지 않고 공부를 계속하겠다고 버티고 있다. 주인마누라는 딸의 그런 행동이 이혼 경력이 있는 신여성 김 선생 탓이..
나혜석의 소설로는 맨 마지막에 발표된 작품이다.여관을 운영하는 ‘주인마누라’와 그의 딸 ‘영애’와 여관에서 하숙하며 글을 쓰는 독신여성 소설가 ‘김 선생’이 주인공들이다.주인마누라는 농림학교 출신으로 도청에 근무하는 ‘한운’이라는 인물을 사윗감으로 마음에 두고 있는데, 영애는 결혼하지 않고 공부를 계속하겠다고 버티고 있다. 주인마누라는 딸의 그런 행동이 이혼 경력이 있는 신여성 김 선생 탓이..
강원도의 관동팔경 중의 하나인 유명한 총석정(叢石亭)이 있는 통천군(通川郡)에는 이시택(李時澤)이라고 하는 한 농부가 있었다.그는 직업이 명색 농부이지마는 자기 집에 토지가 없고 남의 토지로 약간의 소작농을 하는 까닭에 피땀을 흘리고 손톱이 빠지도록 힘써 농사를 지어도 추수 때가 되어 지주의 소작료를 주고 비싼 구실(租稅)을 치르고 나면 겨울 먹을 양식이 없으므로 농한기(農閑期)가 되면 부업..
강원도의 관동팔경 중의 하나인 유명한 총석정(叢石亭)이 있는 통천군(通川郡)에는 이시택(李時澤)이라고 하는 한 농부가 있었다.그는 직업이 명색 농부이지마는 자기 집에 토지가 없고 남의 토지로 약간의 소작농을 하는 까닭에 피땀을 흘리고 손톱이 빠지도록 힘써 농사를 지어도 추수 때가 되어 지주의 소작료를 주고 비싼 구실(租稅)을 치르고 나면 겨울 먹을 양식이 없으므로 농한기(農閑期)가 되면 부업..
세상 사람들이 일국(一國)의 왕자나 왕손이라 하면 의례히 팔자 좋고 호강스러운 사람들로만 알 것이다. 그러나 사실 알고 보면 그들같이 위태하고 가엾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과거 삼국시대(三國時代)와 고려시대에는 그래도 그들이 그렇게 큰 화난을 당하지 않았지만 조선시대에 와서는 역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그들로서 별로 화난을 당하지 않을 때가 없었다.여기서 이야기하려고 하는 복성군(福城君)도 또..
세상 사람들이 일국(一國)의 왕자나 왕손이라 하면 의례히 팔자 좋고 호강스러운 사람들로만 알 것이다. 그러나 사실 알고 보면 그들같이 위태하고 가엾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과거 삼국시대(三國時代)와 고려시대에는 그래도 그들이 그렇게 큰 화난을 당하지 않았지만 조선시대에 와서는 역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그들로서 별로 화난을 당하지 않을 때가 없었다.여기서 이야기하려고 하는 복성군(福城君)도 또..
작제건(作帝建)은 고려 태조 왕건(王建)의 조부(組父)였다.그의 외조부(外祖父)인 보육(寶育)이 일찍이 그 형의 딸 덕주(德周)와 결혼하여 두 딸을 낳았으니 큰 딸은 응명(應命)이요, 작은 딸은 진의(辰義)라고 하였다.진의는 어려서부터 자색이 출중하고 재주가 비상하니 보육이 특별히 사랑하여 그야말로 장중보옥과 같이 애지중지하였다.진의의 형 응명이 어느 날 밤에 우연히 꿈을 꾼즉, 자기가 오관..
작제건(作帝建)은 고려 태조 왕건(王建)의 조부(組父)였다.그의 외조부(外祖父)인 보육(寶育)이 일찍이 그 형의 딸 덕주(德周)와 결혼하여 두 딸을 낳았으니 큰 딸은 응명(應命)이요, 작은 딸은 진의(辰義)라고 하였다.진의는 어려서부터 자색이 출중하고 재주가 비상하니 보육이 특별히 사랑하여 그야말로 장중보옥과 같이 애지중지하였다.진의의 형 응명이 어느 날 밤에 우연히 꿈을 꾼즉, 자기가 오관..
때는 인조(仁祖)14년 병자(丙子) 12월 14일.만호장안 한양성중은 금시에 법석거리며 물 끓듯 하였다.노병(虜兵. 청나라 군사)이 구일에 창성(昌城)을 넘어서 서울을 향하여 올라갔다는 의주부윤 임경업(林慶業)의 장계(狀啓)가 올라온 것이 지난 11일, 이어서 그다음 날인 12일에는 적이 안주(安州)를 지나갔다는 도원수(都元帥) 김자점(金自點)의 장계가 왔고, 또 13일에는 평양, 14일에는..
때는 인조(仁祖)14년 병자(丙子) 12월 14일.만호장안 한양성중은 금시에 법석거리며 물 끓듯 하였다.노병(虜兵. 청나라 군사)이 구일에 창성(昌城)을 넘어서 서울을 향하여 올라갔다는 의주부윤 임경업(林慶業)의 장계(狀啓)가 올라온 것이 지난 11일, 이어서 그다음 날인 12일에는 적이 안주(安州)를 지나갔다는 도원수(都元帥) 김자점(金自點)의 장계가 왔고, 또 13일에는 평양, 14일에는..
인조대왕(仁祖大王)14년 병자(丙子) 12월 9일에 북쪽으로 부터 십삼만 대군을 거느리고 압록강을 건너 우리나라로 침입한 적병이 있으니 그는 만주에서 새로 몸을 일으킨 황태극(黃太極)이란 괴걸(怪傑)이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나아가 국호를 대청(大淸)이라 하고 용골대 마보대(馬保大) 두 사신을 보내어 우리나라에 국서(國書)를 가지고 왔으나 말이 너무 오만무례한 까닭에 조정에서 그를 받지 아니하..
인조대왕(仁祖大王)14년 병자(丙子) 12월 9일에 북쪽으로 부터 십삼만 대군을 거느리고 압록강을 건너 우리나라로 침입한 적병이 있으니 그는 만주에서 새로 몸을 일으킨 황태극(黃太極)이란 괴걸(怪傑)이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나아가 국호를 대청(大淸)이라 하고 용골대 마보대(馬保大) 두 사신을 보내어 우리나라에 국서(國書)를 가지고 왔으나 말이 너무 오만무례한 까닭에 조정에서 그를 받지 아니하..
옛날 중국의 삼국시대(三國時代)에 한나라 오호대장(五虎大將) 중에 한 대장으로, 유명하던 장비(張飛)의 부하로서 성미가 불보다도 더 급한 장비의 무리한 군령(軍令)을 참다 참다 못 참아 마침내 장비를 살해(殺害)까지 한 범강(茫疆) 장다리라 하면 이 세상에서 가장 키가 크고 다리가 길기로 유명하여 지금까지도 키가 크고 다리가 긴 사람을 보면 흔히 범강 장다리 같은 놈이라 하는 것은 누구나 잘..
옛날 중국의 삼국시대(三國時代)에 한나라 오호대장(五虎大將) 중에 한 대장으로, 유명하던 장비(張飛)의 부하로서 성미가 불보다도 더 급한 장비의 무리한 군령(軍令)을 참다 참다 못 참아 마침내 장비를 살해(殺害)까지 한 범강(茫疆) 장다리라 하면 이 세상에서 가장 키가 크고 다리가 길기로 유명하여 지금까지도 키가 크고 다리가 긴 사람을 보면 흔히 범강 장다리 같은 놈이라 하는 것은 누구나 잘..
“여보 당신은 어떤 부인이신데 남의 집 안방에 와서 있소?” 하고 물었더니 그는 대답하되“예, 나는 저 금적리(金尺里)란 동네에 사는 한 서방 집에서 왔습니다. 나이 스물에 불행히 청춘과부가 되어 지금 삼십이 되도록 십년 동안이나 수절을 하고 있었더니 오늘 아침에 별안간 정신이 아찔하여지며 해와 달이 품속으로 들어오고 이상한 기운이 온몸을 싸더니 불식부지 중에 여기에 왔습니다.” 하고 하였다..
“여보 당신은 어떤 부인이신데 남의 집 안방에 와서 있소?” 하고 물었더니 그는 대답하되“예, 나는 저 금적리(金尺里)란 동네에 사는 한 서방 집에서 왔습니다. 나이 스물에 불행히 청춘과부가 되어 지금 삼십이 되도록 십년 동안이나 수절을 하고 있었더니 오늘 아침에 별안간 정신이 아찔하여지며 해와 달이 품속으로 들어오고 이상한 기운이 온몸을 싸더니 불식부지 중에 여기에 왔습니다.” 하고 하였다..
비단결 같은 금강(錦江)이 구비구비 감돌아 흐르고 수려한 봉황산(鳳凰山)이 병풍같이 둘러싼 충청남도의 명도(名都) 공주(公州)에는 지금으로부터 약 사백 년 전 선조(宣祖) 말년 경에 일개 여장부가 고고(呱呱)의 소리를 치고 탄생하였으니 그는 그곳 부호(富豪)로 유명한 이방(吏房) 정모(鄭某)의 귀동(貴童) 딸이었다.그는 어려서부터 재질이 비범(非凡)하고 문필(文筆)이 능란하고 지감(知鑑)이 ..
비단결 같은 금강(錦江)이 구비구비 감돌아 흐르고 수려한 봉황산(鳳凰山)이 병풍같이 둘러싼 충청남도의 명도(名都) 공주(公州)에는 지금으로부터 약 사백 년 전 선조(宣祖) 말년 경에 일개 여장부가 고고(呱呱)의 소리를 치고 탄생하였으니 그는 그곳 부호(富豪)로 유명한 이방(吏房) 정모(鄭某)의 귀동(貴童) 딸이었다.그는 어려서부터 재질이 비범(非凡)하고 문필(文筆)이 능란하고 지감(知鑑)이 ..
원주 치악산(雉岳山)은 강원도(江原道)에서 유명한 명산이다.자고로부터 수석이 기려하고 계곡이 심수하여 명인 달사(名人達士)들의 유적도 많거니와 명사고찰(名寺古刹)이 또한 많아 이상한 일화(逸話) 전설(傳說)이 많이 쌓여 있다. 그중에서 한 가지 전설을 추려 말한다면 옛날 어느 촌에 사는 한 사냥꾼이 그 산으로 사냥을 하러 갔었다.이 산등에서 꿩도 몇 마리 잡고 저 산골에서 노루도 몇 마리 잡..
원주 치악산(雉岳山)은 강원도(江原道)에서 유명한 명산이다.자고로부터 수석이 기려하고 계곡이 심수하여 명인 달사(名人達士)들의 유적도 많거니와 명사고찰(名寺古刹)이 또한 많아 이상한 일화(逸話) 전설(傳說)이 많이 쌓여 있다. 그중에서 한 가지 전설을 추려 말한다면 옛날 어느 촌에 사는 한 사냥꾼이 그 산으로 사냥을 하러 갔었다.이 산등에서 꿩도 몇 마리 잡고 저 산골에서 노루도 몇 마리 잡..
백제(百濟)의 서울 부여성(扶餘城)의 의자왕궁(義慈王宮)은 마치 은행꽃 위에 떠있는 부성(浮城)같이 수천 폭이라는 은행나무 밭 속에 둥실 솟아 있는데, 때가 마침 하(夏)4월 초순이 되어 새하얀 은행꽃들이 왕궁에서 피기 시작하여 팔백 여든이나 되는 절간과 백만 장안의 가가호호(家家戶戶)에 안개가 낀 듯이 자욱이 끼어 있으며 그 위에 후눅후눅한 4월 남풍이 불어 넘칠 때마다 가지마다 피어 있던..
백제(百濟)의 서울 부여성(扶餘城)의 의자왕궁(義慈王宮)은 마치 은행꽃 위에 떠있는 부성(浮城)같이 수천 폭이라는 은행나무 밭 속에 둥실 솟아 있는데, 때가 마침 하(夏)4월 초순이 되어 새하얀 은행꽃들이 왕궁에서 피기 시작하여 팔백 여든이나 되는 절간과 백만 장안의 가가호호(家家戶戶)에 안개가 낀 듯이 자욱이 끼어 있으며 그 위에 후눅후눅한 4월 남풍이 불어 넘칠 때마다 가지마다 피어 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