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진사(金進士)는 그 동안 몇 해를 두고 아들의 혼담이 거의 결말이 나다가도 종당은 이상스런 소문에 파혼이 되고 말고 되고 말고 해서 인제는 아마도 내 대에 와서 절손이 되고 마는가 보다하고 절망을 한 것이 이번에 뜻밖에 혼담이 어렵지 않게 성립되고 택일날짜까지 받아 놓았은즉 의당 기뻐서 날뛸 일이고 혼수만단에 안팎으로 드나들며 수선깨나 늘어놓을 것인데 실상은 택일 첩지를 받은 날부터 안방에 꽉 들어 박혀 앉아서 무슨 의논인지 부인 곽 씨와 수군거리기를 이틀이나 하였다. -<본문에서>
우연의 기적 (윤백남 역사/야담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