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삭기의 땅파는 작업은 모질었다. 흙을 파헤치는 모습은 살천스러웠다. 대지는 마구 할퀴어 상처를 내고 있었다. 창자를 긁어내기라도 하듯이 깊숙하게 파고 들어갔다. 괴로워 몸부림치는 지구가 한없이 자닝스러웠다. 인간은 자신들의 삶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스스럼없이 자행했다. 참으로 잔인한 존재인 것 같았다. 자연의 헌신에는 조금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탐욕스러운 태도가 매정스러웠다.
슬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