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구름 한 점 없는 쪽빛 바다였다. 어제는 흐려 비가 내렸다. 간밤에 빗자루로 쓸고 걸레질하여 닦아놓은 것처럼 끼끗했다. 파란 창공을 뚫고 철창살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은 천사의 손길처럼 부드러웠다. 어젠가 비단결 같은 따뜻한 마파람이 담을 넘어왔다. 잔인하게 괴롭히던 차가운 공기는 시나브로 자취를 감추었다. 담 밑 응달에 숨어있던 동장군도 사라졌다. 따뜻한 봄볕이 담 안에 가득했다. 교도소에도 봄의 전령사가 찾아와 똬리를 틀고 앉았다. 멀리 보이던 산이 봄빛으로 치장하고 성큼 다가왔다.
사회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