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요구하는 모성애는 제게 없습니다.”
저자소개
내 SNS 계정의 ‘자기소개’는 이렇다. “MBC 라디오PD. 딸 둘 엄마, 권태형 연인. 페미니스트. 취미는 음주와 독서, 장래 희망은 작가.” 이 책은 저런 말로 나를 소개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요즘도 가끔 놀란다. 내가 저런 사람이라는 게. MBC 라디오PD가 되었다는 사실이, 결혼을 해서 어떤 남자와 한집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그리고 저 예쁜 두 여자아이가 나를 ‘엄마’라 부른다는 사실이. 하지만 그토록 낯설고 어색하던 것들이 이제는 너무 익숙하다. 어떻게 여기에 익숙해질 수가 있을까, 가끔은 스스로가 황당할 지경이다. (세상에, 내가 엄마라니… 오마이갓!) ‘취미는 음주와 독서’이던 스물 몇 살의 대학생이 라디오PD, 페미니스트, 장래희망 ― 작가, 아내,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라는 프로필을 갖게 되었다. 나는 대체 무슨 짓을 해온걸까.
[프롤로그] 태풍이 지나가고
1. 너의 이름은
2. 우리 함께 있는 동안에
3. 언제나 타인
4. 귀를 기울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