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1책. 국문필사본. 조선 후기의 작품으로, 장끼·까투리 등 조류(鳥類)를 의인화한 우화적 작품이다. 일명 ‘장끼젼’·‘웅치전(雄雉傳)’·‘화충전(華蟲傳)’·‘화충가(華蟲歌)’·‘화충선생전’·‘자치가(雌雉歌)’ 등이라고도 한다. 장끼가 아내 까투리와 함께 아홉 아들, 열두 딸을 거느리고 엄동설한에 먹을 것을 찾아 들판을 헤매다가 콩 한 알을 발견한다. 굶주린 장끼가 먹으려 하니 까투리는 지난밤의 불길한 꿈을 말하며 먹지 말라고 말린다. 그러나 장끼는 고집을 부리며 그 콩을 먹자 덫에 치어 죽는다. 죽으면서 아내에게 개가하지 말라고 유언한다. 까투리는 장끼의 깃털 하나를 주워다가 장례를 치르는데, 문상왔던 갈가마귀와 물오리 등이 청혼하지만 모두 거절한다. 그러다가 문상 온 홀아비 장끼의 청혼을 받아들여 재혼한다. 재혼한 이들 부부는 아들딸을 모두 혼인시키고 명산대천을 구경하다가 큰물에 들어가 조개가 된다. <장끼전>은 처음에 판소리의 한마당으로 불려지다가 뒤에 소설화된 작품이다. 현재는 불리지 않으나 이유원(李裕元)의 <관극시 觀劇詩>와 송만재(宋晩載)의 <관우희 觀優戱>에 판소리 <장끼타령>을 듣고 읊은 내용의 글이 나타나며, 정노식(鄭魯湜)의 ≪조선창극사 朝鮮唱劇史≫에서는 판소리 12마당 중에 <장끼타령>을 포함시키고 있다. 현재 전하는 소설의 문체가 율문체로 되어 있는 데서도 그와 같은 사실이 잘 나타난다. 결국, 처음에 판소리 <장끼타령>으로 불리다가 그 전승이 끊어지면서 대본인 가사만이 남아 소설화된 것이다. 판소리 12마당이 6마당으로, 다시 5마당으로 축소 정리되면서 판소리 <장끼타령>은 완전히 소멸된 것으로 보인다. 원래 <장끼타령>은 헌종·고종 때의 경기태생인 한송학(韓松鶴)에 의하여 그 창법이 계승되다가, 후계자가 없어 전승이 끊겼다는 설도 있다. 한편, 민요에 <까투리타령>이 있으나 <장끼전>과는 내용이 다르다. 구전동요 중 <꿩요>가 많이 전하는데, 특히 제주도 성산지방의 <꿩요>는 그 내용이 <장끼전>의 내용과 흡사하여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 밖의 <꿩요>들도 <장끼전>의 내용을 압축한 것이거나 내용의 일부를 동요화한 것이 많다. <장끼전>은 여자의 말이라고 까투리의 말을 무시하다가 죽은 장끼와, 장끼가 죽은 뒤 장례가 끝나자 곧바로 개가한 까투리를 통하여 서민적 입장에서 남존여비와 개가금지라는 당시의 완고한 유교도덕을 비판풍자한, 조선 후기 서민의식이 반영된 작품이다. 그리고 양반사회의 위선을 폭로하고, 여권의 신장을 도모하여, 인간의 본능적 정욕을 중시하는 시대의식이 표출된 교훈적·풍자적 주제를 지닌 작품이다. 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나손문고(舊 金東旭 소장본)에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소개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