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조선영화계에도 문예작품의 영화화 문제가 대두하는 모양이요 몇 해 전의 〈개척자〉를 위시하여 〈유랑〉〈벙어리 삼룡〉, 최근에는 〈약혼〉 등이 제작되었다. 〈춘향전〉〈심청전〉〈장화홍련전〉 따위는 고대의 대중소설이라고 칠 것이므로 문제 밖으로 삼고라도 근래에 와서 문예작가들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가지고 영화화하려는 경향이 보이는 것이다. 나는 제작자들이나 또는 돈벌이를 먼저 염두에 두는 흥행업자들이 문예작품이나 유행소설을 각색해가지고 활동사진으로 박으려는 심리를 세 가지로 해석한다. 첫째는 신문이나 잡지에 연재되었던 소설은 이미 그 내용을 알고 그 중에도 애독한 작품이면 누구나 다시 한 번 다른 형식으로 써보고자 하는 애착심이나 호기심을 포착해가지고 수십 만 혹은 수백 만이나 되는 달아나지 않는 고정된 독자를 끌어서 급조로 영화 팬을 만들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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