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쉰 대루 언문이나 깨쳐둘 것을…” 이틀에 한 번씩 오는 늙은 우체부한테서 편지를 받아든 윤 서방은 뒤늦게야 이런 후회를 해본다. 어쩌다 보니 반절도 못 깨우친 채로 환갑을 바라보게 되었다. 어렸을 때는 그까짓 언문이 무슨 글값에나 가느냐는 되잖은 생각에 남들이 배울 때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었다. 그러다가 남들이「토끼전」이니「심청전」이니 하는 이야기책을 보고 구수하니 이야기하는 것을 듣다가는 언문글도 아쉬운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그때는 이미 머리가 커져서 새삼스러이 언문을 배우기가 열쩍은 생각이 들어서 이래저래 기회를 놓치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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