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로의 포악성에 준은 걷잡을 수 없는 흥분을 느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었다. 그는 주먹을 쥐었다폈다 하고 있었다. 섰다앉았다 한 것도 몇 번인지 모른다. 일어서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그는 자기 뒤에 수백 명 관중이 앉아 있다는 것도 잊고 있었다. 양쪽 팔꿈받이를 짚고 엉거주춤 선채였었다. 뒤에서 앉으라고 소리를 친다. 그는 그 소리를 듣고야 주저앉던 것이었다. 그러나 잘못했다는 의식이 있어서도 아니었다. 앉으라는 고함소리가 나니까 무섭게 찔금해서 주저앉는 것을 보면 그가 자기의 행동에 대한 판단력이 있었던 것만은 사실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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