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 제도(?)에 대한 아무런 비판도 없이 나는 유모를 두었다. 아내한테 쪼들리는 것도 쪼들리는 것이려니와 첫째 나 자신이 아이한테 볶여서 못살지경이었다. 어떤 편이냐면 아내는 사대사상(事大思想)의 소유자였다. 아내 자신은 자기는 그렇게 크게 취급하지도 않는 것을 내가 되게 크게 벌여놔서 자기가 사대주의자가 되는 것처럼 푸우푸우 하지마는 입덧이 났을 때부터 벌써 산파 걱정을 하는 것이라든가, 아직 피가 엉기지도 않았을 때건만 아이가 논다고 수선을 피우는 것이라든가, 당신 친구 부인에 혹 산파가 있는지 알아 보라고 아침마다 한마디씩 주장질을 하는 것이라든가, 그것을 나이 어린 탓으로 돌리면 못 돌릴 것도 없기는 하지마는 어쨌든 사대주의자라는 것만은 면할 도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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