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 하여 된 꿈일진댄 아름다운 꿈이라도 꾸고 싶다. 세상을 경도시킬 걸작이야 꿈엔들 그려보기 바라련만 하다못해 <마코>라도 한갑 생기거나 그렇지 않으면 계집이라도…… 쓸모 없는 시시한 꿈이 비록 몇 시간 동안이나마 현실의 시름을 잊고 지날 수 있는 행복된 잠을 또 깨워놓는다. 어디로 들어왔는지도 모를 한 마리의 새앙쥐 - 바르르 책상 귀로 기어올라 꿰어진 양말짝을 하릴없이 쏜다. 그리던 그림에 붓대를 대다 말고 조심스레 손을 어이돌려 책상 위로 늘어진 꼬리를 붙드는 찰나, 날쌔게도 고놈의 새앙쥐 팩 돌아서며 손잔등을 물고 늘어진다. 아야아 놀래어 손을 뿌리치니 어이없다. 새까만 방안은 보이는 것 없이 눈앞에 막막하고 곤히 잠든 아버지의 숨소리만이 웃목에 한가하다. 무슨 꿈이야 못 꾸어서 하필 새앙쥐에게 물린담. 꿈조차도 아름답게 못 가진 자신이 가엾기도 했다. 상하는 반듯하게 누웠던 몸을 모으로 뒤챘다. 눈을 뜬대야 보일 턱이 없는 새까만 방안이요, 게다가 눈을 감기까지 했건만 눈앞은 환히 밝다. 빽빽이 둘러선 송림, 그 산턱을 떨어져 약수터 풀밭 길을 오불꼬불 금주는 걸어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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