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시에는 산업박람회(産業博覽會)가 열리었다. 구경이라면 머리를 동이고 달려드는 사람들은 오늘도 이른 아침부터 모여들기 시작하여서 너른 터전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그것은 이런 대목을 보려고 각처에서 모여 든 마술단, 연극단 무슨 단 무슨 단 하는 온갖 노름 놀이가 귀가 소란하게 뚱땅거리며 그들을 꾀어들이는 까닭이었다. 이날도 경수는 빈 지게를 지고 무슨 벌이가 혹시 있을까 하여 이 광장을 빙빙 돌다가 한낮 후에는 그만 화가 나서 집으로 돌아가려던 차에 홀연 사람거미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자 그는 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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