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골목은 저녁때이다. 행랑 부엌에서는 나무 패는 소리가 요란히 들리고 집집마다 저녁 연기가 자옥하다. 수도 구멍에서는 아낌없이 물이 쏟아지고 장사아치의 외이는 목소리가 뒷골목을 떠 들어갈 듯하며 가게에서는 싸움이나 하는 듯이 반찬거리를 흥정한다 ―마치 하룻날 생활의 총계산을 하려는 듯이 사람들은 마지막 악을 다 쓰는 듯 하였다. (괘씸한 놈!) 확실치 못한 걸음으로 비틀거리면서 분주한 뒷골목을 벗어져 나온 그는 또한번 중얼거렸다. 그의 얼굴에는 아직도 노기가 등등하고 가슴은 요란히 두근거리고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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