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침에 세수할 때 어디서 날아왔는지 버들잎새 한 잎 대야물 위에 떨어진 것을 움켜 드니 물도 차거니와 노랗게 물든 버들잎의 싸늘한 감각 ! 가을이 전신에 흐름 을 느끼자 뜰 저편의 여윈 화단이 새삼스럽게 눈에 들어왔다 . 장승같이 민출한 해 바라기와 코스모스??모르는 결에 가을이 짙었구나 . 제비초와 애스터와 도라지꽃 ??하늘같이 차고 푸르다 . 금어초, 카카랴, 샐비어의 붉은 빛은 가을의 마지막 열 정인가. 로틴제??종이꽃같이 꺼슬꺼슬하고 생명 없고 마치 맥이 끊어진 처녀의 살빛과도 같은 이 꽃이야말로 바로 가을의 상징이 아닐까 . 반쯤 썩어져 버린 홍초 와 관라디올럿 , 양구비의 썩은 육체와도 같다??가을은 차고 맑다 . 마치 바닷물에 젖은 조개껍질과도 같이 .
판권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