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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찍는 사진관 (도딤문고 13)

<강소천> 저 | 도디드
  • 등록일2017-02-15
  • 파일포맷epub
  • 파일크기96 K  
  • 지원기기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태블릿, PC
  • 보유현황보유 2, 대출 0, 예약 0
  • 평점 평점점 평가없음

책소개

따사한 봄볕은 나를 자꾸 밖으로 꾀어내는 것이었습니다. 어젯밤만 해도 내일은 일요일이니 어디 나가지 말고 방에 꾹 틀어박혀 책이라도 읽으리라 생각했던 것이, 정작 조반을 먹고 나니 오늘은 유달리 날씨가 따뜻했습니다. 나는 스케치북과 그림물감을 가지고 뒷산을 향해 올라갔습니다. 그렇다고 나는 굉장히 그림을 잘 그리거나 그림에 취미를 가진 것도 아닙니다. 그저 빈손으로 가기는 싫었기 때문입니다. 책을 들고 앉아 그 따사한 봄볕에 읽는 것은 한층 더 싱거울 것 같았습니다. 봄을 그리려고 산에 오른 이 서투른 화가는, 좀처럼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그리는 것보다 가만히 앉아 바라보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 내 눈이 맞은편 산허리에 갔을 때, 거기에는 활짝 핀 꽃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직 살구꽃이 피려면 한 달은 더 있어야 할 텐데 저렇게 연분홍꽃이 전등이라도 켠 듯이 환히 피어 있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나는 그 꽃나무 있는 데로 쏜살같이 달려갔습니다. 골짜기를 내려 다시 산으로 기어올라 꽃나무 아래까지 갔습니다. 단숨에 달린 나는 숨이 차서 그만 땅에 주저앉았습니다. 숨을 돌리며 내가 꽃나무를 자세히 바라보려니 나무 밑줄기에 이런 간판이 붙어 있었습니다. '꿈을 찍는 사진관으로 가는 길. 동쪽으로 5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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