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헌강왕 때 최치원(崔致遠)이 지은 격서. 최치원이 당나라에서 귀국한 이듬해 자신이 편찬하여 헌강왕에게 올린 다섯 편의 저서 중의 하나인 ≪계원필경집 桂苑筆耕集≫ 20권 중 제11권의 첫머리에 수록되어 있다. 당나라 때에 있었던 유명한 민란인 황소(黃巢)의 난 때 그 괴수 황소에게 항복을 권유하기 위하여 보내는 격문을 대필한 것이다. 내용은 도(道)와 권(權)을 내세워 천하대세의 운행이치를 밝히고, 당나라 조정의 바르고 강성함과 황소 무리의 비뚤어지고 무모함을 대비시켜 사태를 올바로 파악하여 항복하도록 권유한 것이다. 특히, 이 글 중의 “천하 사람들이 모두 백일하에 능지처참할 것을 생각할 뿐 아니라 땅속의 귀신들도 이미 암암리에 처치할 것을 의론하였다.”라는 구절에서 황소는 저도 모르게 상 아래로 내려와 꿇어엎드렸다는 일화와 함께 문학사 및 시화(詩話) 등에서 빈번히 인용되어오고 있다. 이 글의 문체는 대표적인 사륙변려문(四六騈儷文)으로, 변려체의 형식미 및 대장법(對仗法)의 묘는 독보적인 것이었고, 또 후세의 한학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것은 중국 일류의 사륙(변려)문체가들의 그것보다 뒤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형식에 너무 치우쳐 작자의 독특한 사상과 정서의 결여가 하나의 결함이 되고 있으나, 문학사상 신라 전 기간을 통하여 가장 뛰어난 문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참고문헌≫ 桂苑筆耕集, 三國史記, 東國文宗崔孤雲文學(徐首生, 語文學 1·2).(출전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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