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읽기가 사유의 영역 깊숙이 들어온 시대이다. 과학, 철학, 예술, 신학 등의 책을 쉼 없이 읽던 어느 순간 쓰기의 중요성에 눈뜨게 되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로 독서는 궁극적으로 글쓰기로 나아간다는 전문 독서가들의 공통된 견해를 인용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샤를 단치가 ‘왜 책을 읽는가’에서 ‘문학과 그의 사촌뻘인 독서’라는 표현을 했지만 나에게 독서는 일차적으로 인문 및 자연과학 읽기이다. 나의 이런 점은 개별 과학의 성과 위에 사유의 집을 지어야 한다는 한 철학자의 조언에 귀기울인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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