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좀비로 살 것인가? 부활해 나를 찾을 것인가?
좀비는 문화 콘텐츠 소재로 인기가 급상승한 캐릭터 중 하나다. 원래, 인간에게서 영혼을 뽑아낸 존재로 부활한 시체, 살아있는 시체를 말한다. 부두교에서 유래한 좀비는 노동력을 충당하기 위해 시체를 좀비로 만들었다. 영혼이 없기에 명령에 절대복종하고, 임금을 지급할 필요도 없고 먹을 것을 줄 필요도 없다. 그러므로 노예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현대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비실거리며 다니는 사람 혹은 무사안일에 빠져 주체성을 지니지 못한 채 로봇처럼 행동하는 사람을 말한다. 늘 뒷전에만 서 있고 겉멋에만 치중하며 시키지 않으면 어떤 일도 능동적으로 하지 않는 게으른 직장인들, 피로에 지쳐 같은 일을 반복하며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직장인들을 소위 좀비족이라고 빗대서 부르기도 한다.
노예좀비들은 돈이 만들어낸 부가가치에만 온갖 열정을 쏟아붓는다. 자본주의의 첨병에 서서 사람들의 관능을 자극하고, 오직 물질의 풍요로움을 선동하여 그들의 지갑을 열게 한다. 하지만 정작 자기 삶을 스스로 선택하지도 결정하지도 못하는 무기력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하는 일상을 보내면서 불확실한 미래의 불안함과 삭막한 무한경쟁시대에 오직 성공만 위해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무작정 달려간다. 그들은 지치고 힘든 현대인들의 자화상이다.
그대, 정말 지치고 삶이 힘겹다면? 지금이 바로 인생의 궤적을 다시 살펴보고, 삶을 되돌아볼 시기다. 우리는 모두 자유롭고 행복하기를 누구보다 꿈꾼다.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면서 말이다. 하지만 삶은 우리의 꿈을 저당 잡은 채 머리와 가슴은 텅 비게 하고, 권력과 탐욕만을 좇게 이끈다. 우리는 왜 지치고 힘들어하는지 그 진짜 이유와 원인을 찾아야만 한다. 방치한다면 영혼 없는 좀비의 삶을 살게 될 수밖에 없다. 좀비란 괴물의 존재를 낱낱이 밝혀야 하는 이유다. 문화중독자는 말한다. ""무의식중에 정신과 육체, 우리의 미래를 갉아 먹는 탈진의 진짜 정체에 대해서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래야 인간답게 살 수 있고, 원하는 미래를 형상화할 수 있다.""라고. 나를 구속하고 망가지게 하는 조종자가 누구인지, 노동의 노예로 만드는 자가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멀쩡한 사람을 무뇌아로 변신시키는 자본과 미디어의 마력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21세기를 상징하는 자본과 미디어는 느리지만 절대 멈추지 않은 채 갖가지 방법으로 사회를 잠식하고 이곳저곳 이리떼처럼 몰려갈 것이기 때문이다. 어둠 속에 웅크린 탈진이란 괴물은 점점 더 교묘하고 영악하게 우리 자신을 지배할 것이다. 하지만 문화중독자는 ""누구나 영혼 없는 좀비들이 가득한 탈진사회에서 쉽게 벗어날 수도 있다.""라고 조언한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를 지치게 하는 탈진의 정체를 파악한 후, 그것에 대응할 힘과 용기를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의지가 약해지는 순간, 포기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다시 벌떡 일어서야만 한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버텨낼 수 있는 힘이다.
성북구 장위동에서 서울내기로 태어났다. 고등학교 시절,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등장한 키튼 선생과 흡사한 스승을 만난다. 그를 통해 미술과 자유와 철학을 전수받는다. 재수한답시고 노량진 바닥에서 소주와 짬뽕국물 그리고 록음악 사이를 하염없이 헤엄치다가 간신히 대학에 입학한다.
20대에는 경영학도로서 세상에 돈보다 소중한 것이 없다는 얼치기 사상에 빠진다. 학생운동이 정점이던 1980년도 후반기를 음악과 문학에 빠진 아웃사이더로 연명한다. 이후 회사형 인간으로 계급이동에 착지하게 된다. 입사 10년 차 즈음하여 주경야독의 정신으로 문화예술과 관련한 석박사 과정을 통과한다. 늦깎이 인문학도로 변신하여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 보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그는 지금까지 그랬으며 앞으로도 사회적 왕따가 마음껏 숨 쉬며 사는 세상이 되기 위한 글쓰기를 지향한다. 자주 들르는 곳은 천 원 노가릿집, 작은 영화관, 시내 헌책방, 홍대 도서관과 음악카페이다. 그리고 눈을 감는 날까지 읽고, 쓰고, 느끼고, 마시고, 말하는 지식노동자의 삶을 지향할 것이다. 사람들은 그를 문화중독자라고 부르곤 한다.
도서 『제9요일』, 논문 [20세기 프랑스와 미국 문화지원정책 연구]이 있으며, 금융인문화제, 광명시 신인문학상, 계간 만다라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음악잡지에 월드뮤직을 연재했고, 홍대 대학원과 나사렛대학교에서 특강을 하기도 한다.
[추천사] 나의 삶은 온전한 텍스트인가
[프롤로그] 광화문, 그 내밀한 공간의 이야기
01장. 아폴로의 미소
02장. 광화문역에는 좀비가 산다
03장. 잡스가 위인이라고
04장. 록키의 사생활
05장. 1% 불변의 법칙
06장. 시간종결자
07장. 소비유령
08장. 상상력이 사라진 자리
09장. 중독의 메커니즘
[봉 박사의 잔소리] 느리지만, 결코 멈추지 않는 것들
10장. 복제인간 주식회사
11장. 대학의 민낯
12장. 탈진을 부추기는 사회
13장. 공공의 적, 미디어
14장. 멋진 신세계
15장. 단절의 미학
16장. 비정규직의 천국
17장. 소유의 종말
18장. 그대, 과연 살아남을 것인가
[봉 박사의 잔소리] 홍길동의 법칙
[에필로그]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다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