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로서의 삶을 볼테르에게 열어 준 『오이디푸스』는 원전 작가인 소포클레스와 프랑스 고전 비극의 거장인 코르네유, 두 대가에게 내민 도전장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 작품이다. 또한 작가가 되는 것을 반대한 부친에게서 물려받은 성을 버리고, 볼테르라는 필명을 쓰면서 태어난 첫 작품이기도 하다.
18세기 극작계를 풍미한 볼테르는 고대 그리스 비극의 전통과 이를 계승한 17세기 프랑스 고전주의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가라 할 수 있다. 오이디푸스 비극은 저주받은 왕의 파멸을 통해, 인간의 판단과 행위를 초월하는 운명의 무서운 힘을 보여 준다. 볼테르는 새로운 인물과 성격을 창조하거나 또는 다른 극적인 요소를 추가하여, 그리스의 비극을 근대적인 시각에서 재해석함으로써 시대에 맞는 극작품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부친 살해와 근친상간을 저지르게 된다는 끔찍한 예언을 들은 오이디푸스는 잔혹한 운명을 피하고자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만, 운명 앞에서 인간의 노력이란 헛된 것이다. 비극이 설정하는 인간은 의식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죄를 범하도록 예정된 운명에 매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비극은 인간의 이와 같은 왜소함을 드러내어 관객의 공포와 연민을 자극하는 한편, 죄에 대한 모든 책임이 오직 인간에게만 있는가?라는 의문점을 제시하는 장르이기도 하다.
본명은 프랑수아 마리 아루에. 1694년 파리에서 출생하여 1778년 파리에서 사망했다. 18세기 프랑스의 대표적인 계몽주의 사상가이자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볼테르는 당대에 많은 인기를 얻어 성공한 극작가이기도 했다. 특히 17세기 프랑스 극작계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고전주의 비극의 전통을 이어 갔다. 오늘날에도 널리 읽히는 콩트들에 비하면, 그의 극작품들은 대부분 잊힌 상태이다. 그러나 『오이디푸스』(1718년)부터 『이렌』(1778년)까지, 코메디 프랑세즈 극장의 무대에 끊임없이 올라 관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극작품을 쓴 작가였다. 볼테르가 24세에 첫 비극 『오이디푸스』를 성공시키며 연극계에 혜성처럼 등장하자, "라신이 지옥에서 살아 돌아왔다."는 평이 들리기도 했다. 1778년 5월, 8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도 코메디 프랑세즈에서 비극 『이렌』을 무대에 올리고 초연을 직접 관람했고, 또 다른 극작품 『브루투스』에 출연하는 배우의 연기 연습에 직접 관여했다는 일화도 있다. 이처럼 볼테르는 그야말로 일생 동안 극작가였으며, 그가 남긴 27편의 비극 모두 당시 관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6
볼테르의 생애
12
옮긴이의 말
18
오이디푸스 (1막~5막)
151
「부록」 - 변장한 오이디푸스 (1장~15장)
216
오이디푸스 가계도
218
작품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