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한 지 일 년도 못 되어 거의 일만 부의 발행부수를 가지고 있다는 실로 놀라울 만큼 급속도로 발전해나가는 월간잡지 《괴인(怪人)》은 세상이 모두 아는 바와 같이 추리소설 전문잡지였다.
추리잡지 《괴인》을 주재하게 된 백상몽(白相夢)의 꿈이었다. 그리고 그의 이 꿈은 창간호가 삼만을 거듭하였을 때부터 실현되었다. 《괴인》은 날개가 돋친 듯이 팔렸다.
듣건대 백상몽은 평북사람으로 일확천금을 꿈꾸며 다년간 금광맥을 찾으려 조선 십삼도를 방랑하다가 만사가 뜻대로 못 되므로 그만 서울에 주저앉게 되었다고 한다.
서울 한 모퉁이에 주저앉은 그는 매일같이 소년시대에 즐기던 추리소설 탐독을 시작하였다.
김내성1909년 평남 대동에서 태어나 일본 와세다대학을 졸업했다. 1935년 일본 추리문학 잡지 『프로필』에 「타원형 거울」과 「탐정소설가의 살인」이, 대중잡지 『모던일본』에 「연문기담」이 당선되어 일본 문단의 주목을 끌었다. 귀국 후 「탐정소설가의 살인」을 개작한 「가상범인」을 1937년 조선일보에 연재하며 한국 최초의 추리소설가로 등장했다. 그 후 「타원형 거울」 역시 「살인 예술가」로 개작해 1938년 『조광』에 연재했다. 1940년에 발표한 「그림자」는 이후 개작을 거쳐 작가의 두 번째 단편집 『비밀의 문』의 표제작이 되었다. 「그림자」는 일종의 라디오 방송극 대본으로 「진주탑」 등과 함께 현재 완전한 형태가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해방 이전 방송극 대본이다. 1946년을 기점으로 작가의 소설 세계는 ‘추리’에서 ‘대중’으로 전환을 맞이한다. 『청춘극장』 『쌍무지개 뜨는 언덕』 『인생화보』 『애인』 『마인』 등의 걸작을 남겼으며, 그중 『애인』은 1956년 영화화되었다. 경향신문에 『실낙원의 별』을 연재하던 중 1957년 2월 19일에 뇌일혈로 작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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