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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월야문답 : 정조의 비밀사관이 기록한 역사의 뒷이야기

김예진 | 글꽃
  • 등록일2018-12-17
  • 파일포맷epub
  • 파일크기0 K  
  • 지원기기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태블릿, PC
  • 보유현황보유 1, 대출 0, 예약 0
  • 평점 평점점 평가없음

책소개

어느 날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왕이 말했다.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현재를 알 수 있고 현재를 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 시대에 앞서 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그 뒤는 낭떠러지다. 선조들의 잘못을 후손들이 고스란히 갚아야 한다. 이는 역사를 통해 반복되었지. 내가 두렵다는 이유로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다면 역사는 퇴보하고 만다. 그러면 고통받는 것은 역시 백성들이다. 차라리 내가 아프고 마는 것이 낫다.""
""그렇군요. 이제 어떡하실 것인가요?""
""나는 희망을 보았다. 조선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젊은 인재들의 눈빛과 화성을 보러 온 백성들의 환성, 노론 벽파 대신들의 두려움을 보았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 만한 사람들은 느끼고 있을 것이다. 나는 이들에게 제안하려 한다. 함께 가자고 말이다. 너도 조선의 백성 아니냐. 내가 이리한다면 너의 미래도 달라질 수 있지 않겠느냐?""
역사에 대해 말씀하던 왕은 이제야 말로 해줄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고 하는데....
나는 귀를 기울여 듣기 시작했다.
""조선이 개국된 지도 40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벌써 그렇게 되었군요.""
""고려가 멸망하고 성리학이라는 새 그릇에 담아 출발한 나라가 조선이었지. 왕자의 난을 거쳐 왕의 자리에 오른 태종께서 나라의 기틀을 잡고 세종대왕에 이르러 비로소 조선의 문화의 기준을 세우게 되었다. 율곡 이이는 주자에 의해 집대성된 성리학을 조선의 성리학으로 완성했다. 우리나라는 개국 이래 중국의 영향력 아래 있었지만 한 번도 우리만의 고유성과 주체성은 잃은 적이 없다. 문자도, 사상도, 복식도 조선이라는 그릇 위에 새로운 것을 덧붙이곤 했다. 물론 어려움의 시기도 있었다. 역사란 흥하는 시기가 있으면 망하는 시기도 있는 법,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조선은 사라질 뻔했지. 충무공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우리는 어쩌면 우리 문화를 지켜내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한 나라를 살리기도 없앨 수도 있는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살리기도 하고 없애기도 하는 것? 모르겠어요.""
""문화이다. 원나라가 강성할 땐 어디 몽골이 흔적도 사라질 줄은 누가 짐작이나 했겠느냐. 그러나 우리나라의 주인은 언제나 한민족이었다.
우리가 그간 고통의 역사를 맞이했던 것은 그것을 통해 내면을 단단하게 하기 위한 연습이었다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하는 왕. 그것이 무엇일까?
""사명이라 하셨습니까?""
""처음 듣는 말일 게다. 내가 이 땅에 태어나기 전 계획했던 일이지. 어린 시절 한 선인을 통해 나의 역할에 대해 알게 되었고 훗날 수련을 통해 나 또한 본래 선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라면서 공부를 통해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세상의 흐름을 바라보니 내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좀 더 확신을 갖게 되었지. 그리고 나와 뜻을 함께하고 온 사람들이 누구인지도 알게 되었다.""
""오늘 네게 했던 이야기는 실록에는 기록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러나 진실이란 때론 깊숙이 감춰져 있는 것이지. 본질을 찾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네가 누구인지 잊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위대한 한 사람의 힘이 아니라 나의 변화로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왕. 그래서 그의 마지막 유언은 달이 되어라였다. 만천명월주인옹은 그의 호가 아닌 우리 모두를 지칭하는 말이라고 했다. 우리가 세상의 주인이 되어 이끌어가라는 뜻이다. 그렇게 우리의 대화는 끝이 났다.

저자소개

국제협력 공무원으로 일하다 서른 살 되던 해 귀촌, 친구들과 공동체 마을(선애빌)을 만들었다. 6년간 시골에 살면서 글쓰기, 명상, 악기 배우기 등 각종 기술을 연마하다 좌절, 우연한 기회에 등단했다. 연암 박지원처럼 글쓰기의 달인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쓴 책으로는 『작은 신들의 인공별 보고서』, 『마을이 돌아왔다』, 『세계 최초 군주 혁명가, 정조 이산』, 『허난설헌』, 『정조, 월야문답』 등이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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