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의 대표단편소설집에는 "B사감과 러브레터", "빈처", "운수 좋은 날" 등 모두 세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그의 작품은 일제 강점기 동안의 우리 민족의 수난과 운명을 현실적으로 묘사하여 리얼리즘 문학의 전형으로 일컬어 질뿐만 아니라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살며 역사를 증언했던 작가이다. 그의 초기 작품인 "빈처"에서는 근대 사회로 오면서 빚어지는 지식 계층의 사회에 대한 갈등이, 그 이후에 나온 "운수 좋은 날"에서는 하층 계급의 불행을 통해 그 당시 삶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B사감과 러브레터"는 앞서 나온 상황적 아이러니를 연출한 두 작품과는 달리 해학적인 문체로 인물의 성격 묘사에 있어서 극적인 방법의 사용과 아이러니의 극대화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저 : 현진건玄鎭健, 호 : 빙허(憑虛)일제시대 당시의 현실을 아이러니적 수법에 의하여 고발하고 역사소설로 하여금 민족혼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던 소설가 현진건이다. 1900년 대구에서 태어났으며 호는 빙허다. 일본 도쿄 독일어학교를 졸업하고 중국 상하이 외국어학교에서 공부한 뒤 1920년 《개벽》에 단편소설 「희생화」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들어섰다. 작가로 각광받기 시작한 건 1921년 「빈처」를 발표하면서부터다.현진건이 활동한 시대는 봉건사회에서 근대사회로 넘어가는 시기로 일제의 강점에 의해 파행성을 면치 못한 시대였다. 그는 식민 지배 아래 핍박받는 우리 민족의 수난상과 사회 하층민의 빈곤의 참상을 폭로하고 고발하면서 일제에 대한 끈질긴 저항과 강렬한 민족의식을 표현한 작가로서의 길을 벗어나지 않았으며, 서양 문화를 무조건적으로 추종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우리가 맞닥뜨린 새로운 시대의 모순에 대하여 비판적인 의식을 갖고 대처해 생활과 문학을 하나로 일치시켜 살았던 작가이기도 하였다.1936년 동아일보 사회부장으로 일할 때 손기정 선수의 일장기 말살 보도사건으로 구속되어 1년간 복역하였고, 신문사를 떠나 양계로 생계를 꾸려야 하는 불우한 시기를 보냈다. 그 뒤 동아일보에 《무영탑》을 시작으로 장편 역사소설을 쓰기 시작하였으나 《흑치상지》의 연재가 중단되고, 《조선의 얼골》 또한 금서처분을 받는 수난을 당했으며, 1943년 4월 25일 연재 중이던 마지막 작품 《선화공주》를 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술을 아니 마실 수 없게 만들었던 세상을 떠나고 만다. 대표작은 「빈처」 「술 권하는 사회」 「운수 좋은 날」 「B사감과 러브레터」 등과 장편 『적도』, 『무영탑』 등이 있다. 현진건은 김동인, 염상섭과 함께 사실주의적 한국단편소설의 모형을 확립한 작가로, 사실주의 문학의 개척자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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