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筆寫)가 유행이다. 《성경》과 《논어》부터 명언과 현대시까지 다양하다. 중세시대 수도사나 조선시대 선비들이 직업으로 또는 배움의 방식으로 했다면, 요즘은 주로 ‘힐링’을 위해서다. 한 자 한 자 옮겨 적으며 스트레스를 풀고 위로를 받는단다. 그러고 보면 지금의 중년이 까까머리 시절에도 베껴 썼다. ‘어쩜 이리도 내 맘을 잘 알까?’ 하며 일기장에, 쪽지에, 편지에 정성스레 눌러쓰곤 했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옮겨 적고 있는가? 그때 그 시절 당신의 아팠던 마음을 치유해준 문장, 혼자 끙끙 앓던 마음을 알아줬던 문장을 기억하는가? 1994년 겨울,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라는 시집으로 100만 독자에게 응답했던 이정하 시인이 시처럼 단단하고도 따뜻한 90편의 에세이를 한 권의 책에 담아 펴냈다.
저자 이정하는 대구에서 태어나 원광대학교 국문학과에 문예특기생으로 입학해 졸업했다. 1987년 《경남신문》과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와, 시집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한 사람을 사랑했네』『혼자 사랑한다는 것은』, 산문집 『우리 사는 동안에』『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아직 피어 있습니까, 그 기억』, 장편소설 『나비지뢰』 등 다수의 저서를 출간했다.
20대 중반에 등단하여 중년이 된 지금까지 30여 년간 오직 ‘사랑’만을 써오고 있다. 밀리언셀러 작가로서 오랜 기간 대중의 사랑을 받아오고 있지만 아직도 써내지 못한 ‘사랑의 문장들’이 그에게는 남아 있다. 근래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랜 팬들뿐 아니라 휘발적인 감성 소모에 지친 젊은 세대들과 사랑에 대한 진솔하고 성실한 마음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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