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하고, 쓸쓸해서 더 아름다운 여자들의 이야기
“우리는 서로의 처지가 되어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먹먹함을 느끼게 된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인권영화 <시선> 시리즈를 기획하고 있는 김민아의 첫 소설 『엄마, 없다』는 우리시대 여성의 삶과 사랑에 얽힌 열한 편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직업과 나이, 성격이 전혀 다른 여자들이 맞닥뜨리는 사랑, 이별, 상실, 슬픔, 설렘, 기다림 등의 다양한 감정을 섬세하면서도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양부모가 또 다른 아이를 입양하면서 지독한 상실감을 겪게 되는 입양아, 몸무게 50kg 남자에게 버림받은 몸무게 80kg의 여자, 청소 노동자 할머니가 고용투쟁을 벌이는 학교에 다니는 손녀, 연인이 서울로 떠나고 지방에 홀로 남은 취업 준비생,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탈북 여성 등이다. 그녀들은 모두 인생의 아픔을 갖고 있고, 한 발 다가가야만 들여다볼 수 있는 조금 특별한 상황에 놓여 있다. 소설은 이들 각각의 삶을 아주 세세한 부분들까지 포착해냄으로써 주인공들의 감추고 싶은 처지와 위로 받고 싶은 심리를 리얼하게 보여준다.
『엄마, 없다』의 주인공들은 모두 우리 사회의 주변인이자, 삶의 피로와 허기에 지친 여성들이다. 이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예민하고도 따뜻하다. 오랫동안 인권 관련 업무를 해온 작가는 외롭고 소외된 사람들의 삶과 마음을 헤아리고 생생하게 묘사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덕분에 각 인물들의 이야기가 설득력 있고 역동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소설 속 주인공들의 애틋한 상황, 리얼한 전개, 섬세한 심리묘사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주인공의 처지에 공감하고 동화되어 눈가가 뜨거워지고 가슴이 울컥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서로의 처지가 되어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먹먹함을 경험하게 만드는 것, 바로 이 점이 『엄마, 없다』만의 특징이자 매력이다. 『엄마, 없다』의 해설을 쓴 윤지영 시인은 “읽으면서 몇 번이고 눈가가 뜨거워졌다. 주변의 사소하고 눈에 띄지 않는 것에게까지 시선을 보내는 친절한 카메라처럼 이 소설은 세상의 별별 사람들에게 세심하게 마음을 쓰고, 그들을 품어준다”라고 했다.
학부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상담과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2003년부터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상담 · 교육 업무를 거쳐 지금은 인권영화 기획 일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청소년 인권에 대해 다룬 <인권은 대학 가서 누리라고요?>가 있다.
엄마, 없다
터치 마이 소울
목욕 친구
민소매 원피스
지급명세서
비밀번호 2269
껌 두 알
굳은살
선생님이라면 어떻게 하겠어요?
경혈
롤러코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