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느리게 그러나 더 깊이 세상을 보는 시선
오뚝이 수필가 故 장영희 교수의 첫 번째 에세이집
병마와 싸우면서도 세상 사람들에게 긍정적 삶과 희망을 보여주었던 이름 장영희. 이 책은 번역가로서 이름을 먼저 알렸던 그녀가 처음으로 쓴 우리말 수필집이다. 월간 〈샘터〉에 연재하면서 이미 수많은 독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던 글들과 새로운 글들을 묶었다. ‘생명의 소중함’, ‘희망’, ‘신뢰’를 주요 테마로, 생활 곳곳에서 마주치는 편린들을 통해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삶의 소중한 가치들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200명 문인들이 추천한 ‘가족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일상에서 건져낸 경쾌하고 참신한 맛의 글들
많은 작가들이 소재의 궁핍함을 호소한다. 그러나 장영희 교수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주변에서 보고 체험한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글의 소재가 된다는 것에 감탄하게 된다. 책을 읽다가, 창밖을 보다가,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텔레비전을 보다가 느낀 것 등 이 책에는 저자의 생활반경과 체험에서 우러난 글들이 대부분이다. 거창한 문학적 주제를 거세한 대신 평범하고 소박한 글 속에 어디서도 찾기 힘든 가치와 깊이를 담고서, 지극히 평범한 일상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작은 것들을 소중하게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깨달음을 발견하는 자세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장영희 교수는 갓난아기 때 소아마비를 앓은 후 줄곧 목발에 의지해왔다. 그런데 그의 글 속에서 장애인이라는 열등의식은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시종 밝고 경쾌하며 친근한 모습이다. 장난치기 좋아하고, 틈만 나면 공상에 빠지는 천진난만한 소녀 같다. 어려운 사람들 편에 서는 정의로움과 작은 것들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참된 마음이 깨끗하게 투영되어 있다. 가난한 할머니를 도와준 제자에게 과감히 A+를 준 이야기, 부모의 한없는 사랑과 믿음에 대한 존경, 장애인으로서 겪은 남다른 체험들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사회 편견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까지, 모두 특유의 유머와 위트로 승화시켜 다채롭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하여 행간마다 눈물과 웃음이 묻어 있다. 이는 그녀만이 갖는 문학적 재능과 여유, 그녀의 글이 가진 독특한 색깔이자 아름다움이다. 견디기 힘든 아픔들을 건강하고 당당하게 전환시킬 줄 아는 삶의 자세에서 독자들은 부족함이 또 다른 희망을 낳는 디딤돌이 됨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1952년 9월 14일 서울 출생. 1971년에 입학한 서강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1975년), 뉴욕주립 대학 영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1985년) 미국여성학사회(AAUW)에서 주는 국제여성지도자 연수자로 뽑혀 컬럼비아 대학에서 1년간 번역학을 공부했으며 현재 서강대학교 영문과 교수이자 번역가, 교육부 검정 초·중고교 영어교과서 집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김현승의 시를 번역하여 ‘한국 문학 번역상’을 수상했다. 2000년에는 월간 『샘터』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 수필집 『내 생애 단 한번』을 펴냈다. 이 책으로 ‘올해의 문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3년에는 아버지인 故 장왕록 교수의 추모 10주기를 기리며 기념집 『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을 엮어 내기도 했다. 한국 영어영문학회, 한국 미국소설학회, 한국 마크 트웨인 학회, 한국 헨리 제임스 학회, 번역학회, 세계비교문학학회 등의 학회활동을 하였다.
서문 - 꿀벌의 무지
1 아프게 짝사랑하라
2 막다른 골목
3 더 큰 세상으로
4 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