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tchen & Soul series
삶이 고단하고 외로운 날, 정성 가득한 음식은 마음의 허기까지 채워줍니다. 키친앤소울 시리즈는 엄마의 부엌에서 갓 지어낸 요리처럼 우리의 영혼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어느덧 삼십대…… 내게도 아직 기회가 남아 있을까?”
틀에 박힌 선로를 이탈하고, 삶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나선 여자들의 이야기
삼십대에 빤한 인생의 선로에서 과감하게 이탈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나선 여자들과의 인터뷰에세이『카모메 식당의 여자들』이 예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흔히 삼십대 여성들을 대표하는 화두는 결혼과 육아, 일과 사랑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정작 그런 고민의 출처들은 20평짜리 아파트의 베란다처럼 비좁고 답답하다. 함부로 발설하지 않아서 그렇지, 늘 짐작할 수 없는 고민과 생각으로 꽉 차 있는 게 여자의 마음이다. 나이를 먹고 아파트 베란다 평수가 조금 넓어진다 해도 그녀들의 풍성한 마음을 넉넉하게 부려낼 공간은 여전히 부족하다. 여자들에게 삼십대는 그런 절실함이 차오르는 시간이다.
저자도 마찬가지였다. 힘겹게 세상의 톱니바퀴를 밀어 올리던 삼십대 중반, 숨통을 트여줄 목적으로 잘나가던 영화잡지 편집장직에 돌연 사표를 내고 1년간 홀로 세계여행을 떠났다. 그런데 여행지에서 자신처럼 혼자 떠나온 수많은 한국 여성들을 목격했다. 안정된 직장, 포근한 결혼생활의 둥지를 뚫고 나와 삶의 모험을 선택한 여자들. 무엇이 그들의 마음을 그토록 세차게 흔들고 부추겼는지 궁금해졌다. 그 무렵 영화 한 편이 다가왔다.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하는 여자들이, 어딘가로 떠나 음식을 함께 먹으며 삶의 고민을 나누는 영화 〈카모메 식당〉이었다. 영화 속 여주인공처럼 소박한 식탁에 그들을 초대해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이 책은 그들과 함께 따뜻한 한 끼의 식사를 나누면서 전해들은 ‘진짜 행복’에 관한 이야기다.
“사실 나는 늘 다른 삶을 꿈꾸고 있었어. 그런데 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 거지?”
제2의 인생을 선택한 여자들에게 듣는 속 깊은 수다와 따뜻한 조언
황희연 씨의 식탁에 초대된 손님은 아홉 명이다. 그들 모두 처음엔 안정적이고 모범적인 삶을 꾸려가는 듯했으나, 인생의 행로를 바꾸고 싶어 갈등하고 방황하는 시기를 거쳤다. 그리고 이제 비로소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삶의 방식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 때로 삶이 불행하다고 느껴지는 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불편한 옷을 억지로 꿰어 입는 것과 비슷한 이유 때문은 아닐까. 자기 마음을 편하게 하는 인생의 옷차림, 자신이 진짜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한 여자들에게 듣는 수다는 그래서 한층 편안하고 여유롭다. 각자의 개성과 성격이 드러나는 소울 푸드 앞에서 털어놓는 담백한 대화엔 공감과 위로, 나아가 치유의 솔루션까지 흘러넘쳐 소박한 식탁은 풍성한 만찬 못지않게 마음을 그득하게 만들어준다.
졸업 후 처음 쓴 이력서로 멋모르고 사회생활을 시작, 영화잡지 『스크린』 기자로 입사해 편집장까지 지냈다. 공짜로 영화 보고 감독이나 배우와 수다 떠는 재미에 푹 빠져 있던 어느 날, 문득 ‘일관되게 시시한 내 삶을 조금 비틀어보고 싶다’는 철없는 이유를 대고 덜컥 사표를 제출했다. 주체할 수 없이 시간이 많아진 그녀는 난생 처음 잡아보는 DSLR 카메라를 들고 지구 곳곳으로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주어진 특명은 1년간 아무 생각 없이 놀아보는 것, 세계 곳곳에 나만의 산책로를 만들어보는 것, 남의 나라에 맘에 드는 단골 카페를 여럿 만드는 것. 그리하여 가진 돈을 다 쓸 때까지는 ‘길 찾기 놀이’를 그만두지 않겠다 선언한 그녀는 스스로 ‘산책하는 여행자’라는 명함을 붙이고 이 나라 저 나라 생각나는 대로 정신없이 쏘다녔다. 그리고 이제는 다시 일상으로 회귀, 영화 및 여행 칼럼을 쓰며 비틀어졌던 삶을 다시 펴고 있다. 매일 밤 새로운 여행 코스를 짜는 발칙한 버릇을 멈추지 않으면서.
prologue 왜 여자들은 혼자 여행을 떠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