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소통하고, 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라!
가치와 재미 사이의 불균형으로 인해 우리는 늘 독서를 ‘꼭 해야 하지만 하기는 싫은 과제’ 쯤으로 여긴다. 엄청난 양의 독서를 과시하는 사람들에게 주눅 들지 않고 독서의 참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가치와 재미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이 책의 목표다. 철학박사인 저자가 제시하는 재미있는 독서법의 핵심은 다름 아닌 ‘소통’이다. 책과 줄기차게 소통하고 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면 책 읽기는 더 이상 지루한 의무가 아닌 재미난 놀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독서란 골방에서 진행되는 외로운 작업이 아니라 책과 대화하는 능동적인 작업이며,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는 역동적인 과정이다.
일차적인 소통은 책과의 소통이다. 책 안에 담긴 내용을 파악하려 낑낑거리기보다 책에게 질문을 던지고 “어디 한번 제대로 대답하나 보자” 하는 식으로 책을 대해야 책이 부담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된다. 저자는 다독보다는 정독을 강조하며, 그 책에 동의할 땐 한 권 더 사주고, 반대할 땐 책을 불태우라고 한다. 책에게 가열차게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책 속에서 발견하고자 애쓰는 ‘책과의 소통’ 작업이 끝났으면 반드시 ‘책을 통한 세상과의 소통’ 작업에 돌입해야 한다. 자신이 그 책을 읽고 무언가 느낀 게 있고 배운 게 있다면 그걸 다른 사람에게 어떤 형식으로든지 알리자. 책 읽기의 재미를 발견하고 마음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이 책에 담겨 있다.
철학자가 파헤친 독서법에 대한 매혹적 통찰!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독서의 의미와 독서를 하는 진정한 방법인 소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책과 제대로 소통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2장에서는 소통의 독서를 하기 위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책의 빈 공간에 끼적거리거나 토론을 통해 책과 소통하라고 말하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정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3장에서는 즐겁게 독서를 하기 위한 여러 도구와 마음가짐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인터넷이나 멀티미디어는 잘만 이용하면 책 읽기의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4장에서는 문학책 읽는 법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책은 외부 권위에 의존해서 고르고 재미가 없다면 일단 덮고 나중에 다시 열어보라고 권한다. 또한 독자가 저자보다 작품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면 오독할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5장에서는 역사책 읽는 법을 담고 있다. 굳이 1차 문헌을 찾아 읽으려 하지 말고, 2차 문헌을 읽으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여러 논쟁과 만약이라는 가정으로 그 역사를 자신만의 생각으로 추측해보는 것도 역사책을 읽는 한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6장에서는 철학책 읽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고전만 고집하지 말고, 좋은 해설서를 찾아 읽는 것이 좋다고 말하며, 목차를 요약하는 것과 사전을 이용하는 등 여러 가지 철학책 읽는 방법들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책은 혼자 읽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어야 건강하고 오래 살듯이 많은 사람과 책에 대해 생각을 나눠야 마음이 성장할 수 있다.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했으며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종대, 서경대, 세명대, 경원대에 출강한 바 있으며 현재 대전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다산학술문화재단 전임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다산학사전』 편찬 사업에도 참여했으며, 역서로 『헤겔철학입문』이, 저서로는 『최한기의 사회철학』이 있다. 고교 시절 수학을 좋아하게 된 것을 계기로 서양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서구문명을 동경하며 전생에 독일 사람이었을 것이라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하지만 문득 공자님 말씀을 접하고 유교철학의 부흥을 부르짖기 시작했다. ‘명랑유교’를 기치로 내걸고 동지들을 모으기 시작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어 낙심중이다. 대중적 저술 작업을 통해 동지들을 규합하고자 한다.
대학원 코스웍을 마치고 나서 정통 성리학에서 벗어난 이른바 이단사설을 접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단사설의 최고봉인 최한기를 주제로 학위논문을 썼으며 이를 계기로 다시 서양철학과 과학 주변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유전학을 비롯한 온갖 과학적 성과에 압도당한 이후로는 과연 철학의 본령이 무엇인지 심각히 고민하고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대화하고 가르침을 주고받는 것을 너무나도 즐거워해서 선생이면서 동시에 학생이고자 애쓴다. 그래서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한다는 의미의 강의(講義)란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 대신 서로의 경험과 생각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의 수수업(收受業)이란 신조어를 사용한다.
지은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