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가슴 아프게 남기고 간 속정의 말들이 다시 정임의 가슴을 울렸다. 어제까지의 삶이 비록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이었다 하더라도 다시 돌이킬 수만 있다면 무엇을 더 생각하고 바랄 것인가.
정임은 새삼스럽게 크게 느껴져 오는 그의 위엄과 사랑의 진실 앞에서 현실을 돌이킬 수만 있다면 용기를 내어 그의 앞에 엎디어 구원이라도 청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삶의 방향은 출렁이는 파도 위에서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청하기에는 너무나 멀리 와 있다는 이득한 슬픔만이 더해 주고 있었다.
그가 눈 위에 남기고 간 발자국을 아프게 뒤돌아 보며 허허한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을 때였다.
1986년 장편소설 『바깥바람』을 상재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이어 여순반란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데올로기 문제를 심도 있다 파헤친 장편소설 『그리고 숲은 떠났다』로 문단에 충격적인 관심을 불러 모았으며, 여인의 내밀한 성심리와 사회적 부조리를 조화시켜 고발한 장편소설 『갈망』에 이어 장편소설 『묵시의 불』에서는 신과 인간의 고리, 그 실체를 확연히 드러내 보임으로써 독자들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어 발표한 장편소설 『심상의 불길』은 그의 소설에 관한한 문학적 영역을 대폭 확대시켜 주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장편소설 『남자를 잃어버린 여자』에 이어 사상집 『개천 그리고 개국』을 발표하면서 많은 독자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이 외에 시집 『소라의 성』, 『내가 바람이고 싶어 했을 때』, 『내가 사랑하는 이유』, 『등신불 수화』 등을 상재하였다. 특히 1996년 시집 『내가 사랑하는 이유』로 제3회 열린문학상 본상을 수상하였으며, 2000년 시집 『묵시의 신곡』으로 세계계관시인 평화대상을 수상하고, 명예 시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한 수필집으로 『이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사랑』, 『산다는 것, 그 멀고도...긴 터널』, 『슬픔이 안겨준 찬란한 약속』, 『별이 된 가슴아』 등을 발표하였다. 이밖에도 장편소설 『운명의 카르마』, 사상집 『성서로 보는 창조의 비밀과 외계문명』, 『성서로 본 칠성님의 비밀』, 『평화의 북소리』 등의 저서가 있으며, 우리나라 여성국극을 정리한 장편소설 『꽃이 지기 전에』와 우리나라 근대사를 심도 있게 조명한 장편소설 『역사의 수레바퀴』를 상재함으로써 그 문학적 역량과 작품성을 인정받아 제11회 한국문학예술대상 본상을 수상하고 대문호로서 위치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또한 1995년 제3회 허난설헌 문학상 대상을 수상하였고, 2008년에는 민족연합 주최 단군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인이며 소설가인 한승연을 한국소설가협회,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으로서 오직 집필에만 물두하고 있다. 한편 2006년 연말, 시집 『할미꽃 연가』를 출간하였고, 연이어 장편소설 『빛이 되어 날고 싶었다』, 수필집 『섬진강 파랑새 꿈』 등을 출간하였다.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