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호모워커스(Homo Walkers)의 시대,
걷기는 운동이 아니라 본능이다!
건강 관리를 위한 운동으로 사람들은 흔히 등산이나 조깅, 헬스를 떠올린다. 그런데 실상은 어떨까? 2008년도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생활체육활동 참여 실태조사’에 따르면 30의 사람들이 생활체육건강관리 수단으로 걷기를 꼽았다. 헬스(14.4)와 등산(13.6)보다 2배나 많은 수치다. 운동보다는 산책의 의미로 다가오던 걷기가 헬스와 등산을 제치고 당당히 운동 수단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2009년 말 800만 명이던 워킹 인구는 2010년 1,300만 명으로 늘었다.
전국에 걷기 열풍을 불러일으킨 진원지는 2008년 선보인 제주 올레길이다. 올레길을 걷기 위해 제주를 찾은 사람은 2010년 10월 말 현재 59만 4천 명에 이른다. 제주 올레길을 찾는 사람들로 제주 항공권이 매진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제주 올레길의 인기에 힘입어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지역 내 문화유산과 연계한 걷기 코스를 개발해 전국의 둘레길이 탄생하였다. 오직 등산만이 목적이었던 북한산과 지리산도 둘레길을 열고, 강릉 바우길, 변산 마실길 등 전국 곳곳의 산과 들판을 잇는 아름다운 길들이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인다.
걷기 열풍에 맞춰 기업체들의 움직임도 부산하다.
전국의 둘레길 여행 상품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걷기를 위해 만들어진 다양한 워킹화들도 출시되었다. 일명 ‘행복 물질’로 알려진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된다는 ‘닥터세로톤’, 자세보정 및 다이어트 효과를 강조한 ‘이지프’, ‘세이프-업’…… 최근 유행하고 있는 기능성 워킹화들이다. 없어서 못 팔 정도라니 가히 걷기 열풍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듯 ‘호모워커스(Homo Walkers)’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걷기를 통해 건강을 도모하는 신인류 문화건강족이란 의미다. 걷기가 인간과 다른 영장류를 구분해주는, 다시 말해서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본능이라는 점에 착안했을 것이다. 물론 호모워커스가 인류학적인 측면에서 새로이 등장한 인류는 아니지만,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현상을 능히 짐작하게 해주는 용어임에는 틀림없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사회 철학을 전공한 그는 젊은 시절 많은 방황 속에서 보냈다. 그러던 중 김지하 시인을 통해 무위당 장일순 선생을 만났을 때 인생이 무한한 축복일 수 있음을 깨달았다. 존경하는 스승이 하시는 대로 그저 따라만 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북미 인디언과 제3세계 원주민에 대한 공부는 그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 그들에 대해 1년쯤 본격적인 공부를 하고 났을 때 그는 깨달았다. 비록 전통시대 인디언처럼 살 수는 없을지라도 그들처럼 살아보려고 발버둥이라도 쳐야 할 것임을. 그리고 그들에 대해 깊이 아는 것이 곧 이 땅의 조상들에 대해 알아가는 길임을. 이러한 일련의 개안開眼이 토대가 되어 동북아를 중심으로 한 고대의 샤마니즘, 인디언의 문화와 정신세계, 우리 풍류에 대한 탐구를 해오면서 한국문화사를 통해 우리의 정체성을 찾아 공부하는 동안 그는 이 땅의 영성의 원형을 어렴풋이 보았다.
그는 어린 시절의 큰 꿈으로부터 가져온 ‘검은호수’라는 인디언 이름을 갖고 있다. 트랜스워킹은 그의 자기탐구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 걸음법으로, 신이 주신 걸음법이라 부르기도 한다. 현재 경상남도 거제에 살고 있고 다음카페 `바람이 꽃이 되어`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백제금동대향로-고대 동북아의 정신세계를 찾아서』 『지금은 자연과 대화할 때』 『잃어버린 지혜, 듣기』 등이 있고, 스티브 월과 하비 아든의 『지혜는 어떻게 오는가』, 니꼴라이 체르니셰프스끼의 『무엇을 할 것인가』 등의 역서가 있으며, 「북방샤마니즘」 「풍류의 원형과 그 세계사적 의의」 등의 논문이 있다.
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