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작가들이 발로 뛰며 전국을 누비다 건져 올린 국내의 숨은 비경들
일상에 작은 쉼표를 찍어주는 호젓한 여행지 42
국내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작가들의 모임인 사단법인 한국여행작가협회가 ‘동료 여행작가들도 알지 못하는 나만의 비장(秘藏) 여행지’를 메인 컨셉으로 한 여행서『대한민국 여행 고수들만 아는 호젓한 여행지』를 출간했다. 이 책은 인터넷이나 기존 여행서에서 많이 언급되던 곳을 피해 여행작가들이 발로 뛰며 전국을 누비다 건져 올린,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아까운 국내의 숨은 비경들을 소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렇다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오지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제철에 번잡한 여행지를 피하고, 좀더 여유롭고 편안하게 즐길 만한 곳들로만 여행지를 구성했다. ‘여행전문가인 동료 작가들조차도 잘 알지 못하는 여행지’를 제1조건으로 내세운 만큼 지금까지의 국내 여행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참신하면서도 호젓한 여행지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여행자들이 가장 원하는 여행지는 어디일까? 대부분 괜찮은 곳을 추천해 달라면서 하는 주문은 ‘복잡하지 않은 조용한 곳’이다. 그만큼 국내의 웬만한 여행지들은 몰려든 인파로 번잡하기 일쑤다. 그런데도 늘 여름이면 동해안으로 피서를 떠나고, 가을이면 단풍 구경을 한다며 설악산, 오대산, 내장산으로 가을 여행을 떠난다. 그러면서 사람이 너무 많아서 고생만 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불평을 늘어놓는다. 유명 해수욕장 코앞의 알짜배기 해수욕장을 꼭 집어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여행 메뉴를 짜놓은 이 책은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들은 물론, 유명 여행지 바로 옆에 위치한 숨은 명소들까지 세세하게 짚어주고 있어 여행 독자들의 흥미를 끌 만하다. 예를 들어 차와 사람들로 북적이는 여름 휴가철의 바닷가, 하지만 한적하면서도 가족들의 휴식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보령 무창포 아래 홀뫼해수욕장이 안성맞춤이다.
낯선 여행지를 떠돌다 마음을 뒤흔드는 풍경과 만나다
떠남을 부추기는 42편의 여행 에세이
21명의 여행작가들이 추천하는 42곳의 진경 속에는, 삶의 여정을 따라 굽이굽이 흐르는 다양한 길 위의 풍경과 작가들 자신의 내면 풍경이 소담하게 어우러져 있다. 삶과 여행을 한자리에서 만나게 하려는 작가들의 진정 어린 고투도 여전하다. 머물 때는 모르지만 그곳을 떠나오고 한참 뒤에야 사무치는 그리움이 밀려든다는 신안 가거도의 섬등반도, 음력 보름을 주기로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변산반도의 히든 플레이스 하섬, 단 두 사람이 사는 외로운 섬 죽도, 하늘빛이 숨어들 틈 없는 경남 사천의 비봉내마을, 사랑나무가 자란다는 신비의 섬 보령 외연도 등등, 번다한 일상에 작은 쉼표를 찍어주는 호젓한 여행지들과 더불어,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 그 풍경의 전언을 돕는다.
소설가 한승원은 “여행작가들이 공동으로 만든 이 책은 그냥 한 장씩 넘겨보는 것만으로도 그 호기심과 역마살을 다스리는데 크게 기여하고, 배낭 속에 넣고 다니는 지도 역할을 넉넉히 할 것”이라며 이 책을 추천해 주었다. 삶과 자연을 관조하는 따뜻한 시선, 체험과 깊은 관찰에 받침된 여행의 정감 어린 기록들이 떠남을 부추기는 42편의 여행 에세이는, 세세한 여행지 정보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길 위의 사색을 통해 그들의 넉넉한 마음자락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2001년에 창립한 국내 유일의 전문 여행작가들의 모임이다. 우리나라의 숨은 여행지를 발굴하고 보석 같은 여행지를 취재해서 신문, 잡지, 방송, 사보, 블로그, 카페 등의 다양한 매체에 기고하거나 소개하고 있다. 이 땅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 각 고장의 특색 있는 별미와 내력 깊은 역사 유적 등을 맛깔스러운 글과 멋진 사진으로 담아내는 것은 그들의 보람이자 즐거움이다. 이들 모두가 스스로 보고 느낀 우리 땅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여러 분야의 다채로운 방식으로 널리 알리고 나누는 여행전문가다. 한국여행작가협회에서는『7인 7색 여행 이야기』를 시작으로 『잊지 못할 가족 여행지 48』『가족 체험 여행지 45』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여행』, 2007년에는 『호젓한 여행지』, 2008년에는 『1박2일 실버여행』, 2009년에는『인천테마여행』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