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언급한 주부가 웅크린 자세로 잠을 잔 것도 태아처럼 보호받고 싶은 마음에서 그랬는지 모릅니다. 아마 남편이 매일 씩씩하게 현관문을 나섰거나 밤늦도록 일하고 와서도 유쾌한 목소리로 아내를 대했다면 그 주부는 저 그림의 여인처럼 안락하게 잠을 잤겠지요. 남편은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아내의 태양입니다. 스스로 그 밝음을 가리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곤란하지요.
아내라는 아름다운 달이 온 가족의 영혼에 영원한 생명과 사랑의 빛을 비추도록 하기 위해서는 태양이 열심히 자신을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태양도 그 달의 살가운 빛이 없이는 살 수 없으니까요. 해와 달은 이렇게 서로에게 뿌리요 열매입니다. 저 그림의 여인처럼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낮잠을 자는 여인의 남편이 부럽습니다. - 본문 228쪽에서
언론사 문화부 미술담당 기자, 학고재 관장을 역임하였으며, 전시를 기획하고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 1, 2」「내 마음속의 그림」「미술로 보는 20세기」「20세기 한국의 인물화」「클림트」「신화, 그림으로 읽기」「이주헌의 프랑스 미술 기행」「명화는 이렇게 속삭인다」「느낌이 있는 그림 이야기」「서양화 자신있게 보기 1, 2」「화가와 모델」「생각하는 그림들 - 오늘」「생각하는 그림들 - 정(情)」「아름다운 풍경화에 뭐가 숨어 있을까」등이 있고, 역서로는 「엄마와 함께 보는 세계의 미술」시리즈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