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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재의 죽음 - 코리안 뉴 웨이브 영화의 이행기적 성찰

김소연 | 도서출판 비
  • 등록일2012-06-22
  • 파일포맷
  • 파일크기34 K  
  • 지원기기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태블릿, PC
  • 보유현황보유 2, 대출 0, 예약 0
  • 평점 평점점 평가없음

책소개

이 책의 연구방법론이 다름 아닌 후기 라캉의 정신분석학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최근 후기 라캉의 이론은 슬라보예 지젝을 비롯한 슬로베니아 학파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전세계적으로 널리 재신임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그간 지젝의 주저들과 문화비평서들이 대부분 출간되었다. 한 마디로 라캉주의는 지금 작은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사실 영화이론으로서의 라캉주의는 이미 오래 전부터 비평계에 영향을 끼쳐왔지만, 그러나 여전히 표피적인 수준에 멈춘 감이 없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그 동안 지젝의 영화연구서들을 모두 번역 소개하는 등 꾸준히 라캉주의의 영화학적 적용에 관심을 보여왔던 연구자이다. 따라서 이번에 출간된 『실재의 죽음』에서 저자는 라캉주의에 대한 친절하고도 상세한 해설을 시도하는 가운데, 그 이론이 90년대 초중반의 한국영화사라고 하는 구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데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론적 배경을 설명하기 위한 자세한 각주들은 저자의 성실성의 작은 표현일 것이다.
이 책이 일으킬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스캔들은 아마도 80년대 민주화 운동 및 영화운동에 대한 냉정한 윤리적 평가에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후기’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저자는 코리안 뉴 웨이브 영화의 이해를 위해 80년대 민주화 운동 주체의 무의식적 구조를 라캉주의적 관점에서 정신분석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그것이 히스테리 담화의 구조의 지배 하에 있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나아가 90년대의 지식인 주체들이 어떻게 히스테리적 저항의 ‘절반의 윤리’조차도 계승할 수 없었던가를 다수의 코리안 뉴 웨이브 영화들을 분석함으로써 논증해냈다. 그리하여 저자는 지금까지 정치적으로 올바른 영화적 실천으로 간주되어왔던 코리안 뉴 웨이브 영화를 ‘윤리적으로 실패한 실천’으로 규정하고 있다. 90년대 중후반의 한국사회 및 한국영화에 대한 이러한 ‘역사화’의 작업은 궁극적으로는 후근대적 윤리의 양태를 전망하기 위해 시도된 것이다. 이 작업이 비록 과감하게 기존의 관점을 전복한다는 점에서 다소 충격적으로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주체’와 그 주체의 ‘성찰’이 후근대의 개인주의적, 자유주의적 시대 분위기에 이해 식민화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퇴행의 뿌리를 80년대에서부터 캐내고 있는 저자의 냉정한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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