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들은 그녀를 실오라기 하나 남김없이 알몸으로 벗겨 버렸다. 그녀는 해부를 기다리는 개구리처럼 허벅지를 가늘게 떨저니 살이 파르르 경련을 일으켰다. 사내들은 그녀의 몸을 위에서 아래까지 훑어보고는 의외라는 듯 회심의 눈길을 교환했다. 순간 한 사내가 그녀를 덮쳐 성폭행을 하더니 다른 사내가 뒤이어 풀무질을 해댔다.
그녀의 뱃속에선 창자가 굳어지면서 순대처럼 토막토막 잘려나가는 것 같았다. 또 다시 항문을 송곳으로 쑤시는 아픔이 몸 전체로 퍼져왔다. 그녀의 눈에서는 시퍼런 증오의 불꽃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육신은 최후의 순간에 직면한 개처럼 시퍼렇게 질려 있었다.
다시 살기 어린 고요가 찾아들었다.
그날 그녀는 그렇게 버러지처럼 버려졌고, 알몸으로 콘크리트 맨바닥에 누워 고통의 신음을 내뱉으며 지렁이처럼 꿈틀대다 옆방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와 함께 의식을 잃고 말았다.
1952년,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나 1993년 문학세계 소설로 신인상을 수상하였다. 경기도문학상, 한국문학예술사, 대한민국공무원문학상, 설중매문학상, 헤럴드 경제 2007 대한민국 혁신리더(문화부문)대상, 시사뉴스피플 2007 대한민국 혁신경영인(소설가부문)대상을 수상하였다. 현재는 국제팬클럽 한국본부, 한국소설가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이고, 대한민국공무원문인협회 수석부회장, 한국문학예술진흥회 이사, 경기문학예술진흥회 회장, 한국창작소설연구회 회장, 계간 `한국문학정신`주간, `정선교 문학과 인생`대표이다.
저서로는 소설집『계약결혼』,『교사 봉달이』,『반쪽』,『길을 잃은 몸짓』, 장편소설『벗을 수 없는 멍에』,『종이여인』,『바람부는 성남』,『동거』등이 있다.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