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비단길이 산지사방(散之四方)으로 통하는 흐름의 길이니 어련할까 싶다. 여기 비단길(silkroad)만 훑어도 한 보따리가 되지 않겠는가! 더하여 우리 동포들이 이십만 명이나 살아온 땅이니 또 아니 그렇겠는가! 그것만이 전부일 턱이 없겠다. 중앙아시아의 중심이겠고, 유럽과 아시아를 수천 년 연결한 땅의 맥이었겠고, 특히 우리와는 급속한 경제협력으로 전략적 관심지역으로 떠오른 곳이 아니겠는가. 뭔가 말할 게 많을 것임에는 틀림없으리라.
중앙아시아는 지구의 한복판이었다고 한다. 이제껏, 아니 현대 인류에게만 한동안 오지(榮華)로 남아 있었다는 얘기이겠다. 서양으로서는 구소련 때문에 한동안 자유롭게 걸음하지 못했을 뿐인데, 어느덧 사람들의 인식이 그렇게 고착되었는지 모르겠다. 낙타와 대상(隊商)들이 다녔던 비단길이 인류역사에서 사라진 이후에는 한참이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겠다. 또 한복판이라고 해서 뭔가의 중심은 아니었겠고, 인류 문명과 문화가 오랫동안 서로 연결, 연계되고 지나가는 길목이었다. 아니, 이 모든 게 그 옛날의 영화(榮華), 비단길이 교통수단의 발달로 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비단길은 왜 하루아침에 사라졌을까? 해상길이 발달하여 머나먼 먼지돌풍의 길, 사막을 나다닐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란다. 정확한 사실관계는 학문적 접근이 필요할지 모르겠으나 참말 이치가 빤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중앙아시아가 이제야 부쩍 떠오르고 있다. 왜일까?
우즈베키스탄은 특히 우리에게 긍정의 땅일 것이라는 확신이 온다. 물론, 이에 대해 이의를 다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분명, 긍정적인 영역이 부정적인 영역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아니, 9할 정도는 긍정적이며, 1할 정도나 부정적이 될까, 여하튼 우리로서는 무조건 긍정적으로 봐야 미래가 있는 기회의 땅이 될 터이다. 행여나 작은 부정적인 것에 너무 빠져 큰 긍정적인 것을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앞으로 적지 않게 긍정적이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토해내겠지만, 그런 부정적인 것은 결코 근본, 본바탕을 이루는 게 아닐 것이며, 단지 우리가 현재 활동하기에 약간 불편한 사항들일 뿐이겠다. 앞으로 더 긍정적이고 더 장기적이며, 더 넓고, 더 전략적으로 봐야겠기에 부정적인 것을 섞어가며 더 정확한 현실을 알아보았으면 한다. 아마도 우즈베키스탄 측에서는 그렇게 꼬치꼬치 얘기를 해대는 데 대해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 아는 만큼 더 진정으로 서로 함께 모색할 수 있겠기에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 우즈베키스탄은 우리에게, 우리는 우즈베키스탄에게 많은 것을 서로 주고 공유할 수 있는 상대라는 절대적 조건이야 그 어딜 갈 것인가!
1954년 경북 달성 출생이다. 1978년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후, 같은 해 외교부에 입부하였다. 1998년 주뉴욕 부총영사, 2000년 주태국 공사, 2005년 주블라디보스톡 총영사를 역임하며, 근무지역에 대한 글을 썼다. 지난 삼십여 년간 모스크바, 키예프, 그리고 블라디보스톡 등 주로 舊소련 지역에서 외교관 생활을 하였다. 2010년부터는 주우즈베키스탄 대사로 타슈켄트에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뉴욕 이야기』 『방콕 이야기』 『극동 이야기』 『실무 러시아어』 등이 있다.
책을 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