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뭉 선생의 좌충우돌기』는 시인이자 소설가로 활동하며 여러 작품을 발표하였고, 일선 학교에서 20여 년간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강병철의 산문집이다. 이 책을 통해 강병철은 『민중교육』지 사건(1985)으로 학교를 떠나야 했던 해직교사, 오랫동안 전교조 조합원으로 활동하며 참교육을 꿈꾸었던 현장교사, 문학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던 문학청년으로 살아왔던 자신의 삶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보여준다.
교단에서 실패한 교사의 좌충우돌기
강병철의 글은 재미있다. 해학과 유머가 넘친다. 가령, 그에게 ‘미친놈’이라고 했던 아이가 울먹이자 끌어안으며 ‘괜찮다, 괜찮다’를 속으로 연발하고 있는데, 아이가 말한다. “‘싸이코’라고 한 건데요.”(「‘미친놈’이라고 안 했는데요」) 이러한 그의 해학과 유머의 근원은 그가 교사로서의 권위를 벗어던지고 자신의 실패담을 솔직하게 들려준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컴퓨터 연수에서 꼴찌를 하고 학교로 돌아와 아이들에게 이를 털어놓는 식이다.(「꼴찌에게 갈채를」)
이렇듯 강병철은 실패담을 통해 삶의 진솔함을 보여주고 있다. 교사로서의 외형적 성공이란 진정한 교사로서의 실패이며, 따라서 실패와 성공의 의미를 새롭게 쓰고 있는 것이다. "어른이 되어 성공의 언어인 ‘출세했다’는 말은 ‘거짓말을 많이 했다’고요, ‘정직하게 살았다’는 얘기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의미와 맥이 통합니다."(「거품을 모아 꿈을 만들며」) 그래서 그의 교사로서의 실패담은 교사의 권위적이고 계몽주의적인 태도를 벗어버리는 일이며, 성공이라는 허울에 들린 인간들을 향해 자신의 아름답고 쓸쓸한 실패를 고백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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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글 뜨거음 가슴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