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31일 정년을 맞아 직장생활 33년 2개월을 정리하며, 또 우리나이로 회갑(음력 2008년 섣달그믐, 약력 2009년 1월 28일) 해를 맞아 첫 번째 수필집을 낸다.
6·25전쟁 때 불탄 호적을 1954년 1월 15일 재신고하며 두 살 늦게 등재된 나이 때문에, 또 산업체 직장 중 평균 근속기간이 가장 길다는 현대중공업 그룹에 오래 근무해왔기에, 또 조선업이 세계 1위의 경쟁력을 유지하며 국가경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여오기에, 영광스러운 정년과 때이른 회갑을 같은 시기에 맞는 복을 탔고 제2의 인생을 느긋이 준비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내 혈기왕성하던 삶의 중요 부분인 청년기, 장년기가 고스란히 불태워졌던 한국의 조선업에서 33년 2개월간 근무하면서 일본에 이어 세계 2위 조선국이 되어가던 현장의 목소리, 더 나아가 일본을 추월하여 세계 1위 조선국이 되어가던 현장의 목소리를 글로 담고 싶었는데, 사무 기술적 입장에서 써본 첫 글 「상처뿐인 영광」을 2005년 서울 강남의 -아침산 문학-에 게재했었다.
세계 5위 규모 조선소를 새로 만든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의 전신 한라중공업이, 세계 1위 해운국인 그리스의 선주를 맞아 어떻게 성장통을 겪으며 대형선박 생산체제와 국제경쟁력을 배양해 갔던가를, 조선소 건립초기부터 IMF여파로 회사가 부도나고 법정관리되었던 5~6년간에 걸친 실화들을 바탕으로 쓴 글이었는데, 이 글 제목을 첫 수필집 제목으로 했다.
에스파냐 출신의 고대 로마 철학자 세네카(Seneca, Lucius Annaeus)도 “노동이 우리 몸을 강하게 하는 것처럼 고난은 마음을 강하게 한다”고 했는데 내가 겪은 여러 방면의 노동, 숱한 성취와 성장통이 상처와 아픔에만 그치지 않고 영광의 원천이요 뿌리임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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