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객주 한인수의 몰락
생각할수록 기가 막힌다. 간교한 왜놈 상인, 능구렁이 같은 되놈 장사꾼들과 머리를 처박고 경쟁해온 지 십 년이 훨씬 넘었지만 지금처럼 곤경에 빠진 적은 일찍이 없었다. 이제 몇 시간만 지나면 요시다가 들이닥칠 것이다. 그때까지 무슨 수를 내지 못하면 점포는 물론이고 집과 논밭까지, 전 재산을 몽땅 날려버리게 된다.
"넨장맞을 돈!"
한인수는 깊게 한숨을 내쉬고 애?은 엽연초 가루만 꾹꾹 주물러댔다. 이제 모두 다 그놈의 ''화폐정리'' 때문이었다. 조선 상인 등쳐먹는 왜놈의 도깨비놀음에 꼼짝없이 걸려들고 말았던 것이다. 1905년 1월 조선 정부의 재정고문인 메가다는 ''화폐정리사업''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지금부터 육 개월 후인 7월 1일을 기해 조선 돈인 엽전을 일본의 제일은행권으로 바꿔준다는 것이다. - 1권 본문 156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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