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로 떠날 날이 달포쯤 남았을 때였다. 이역만리 타국에서 식솔들과 살아갈 생각으로 여러 날을 고민하던 끝이었는데, 마침 텔레비전에서는 연속극 《강화도령》을 방영하고 있었다.
무조건 신촌에서 출발하는 시외버스를 타고 강화도로 달렸다. 답답한 마음에서 아무데나 달리고 싶었다. 겨울 끝자락에서 봄을 시샘하는 2월이었지만 아직도 군데군데 겨울의 잔설들이 썰렁하게 남아돈다.
원범(철종)의 집을 돌아보니 강화도령이 노루처럼 산천을 누비던 모습이 피부에 와 닿는다.
원범이 살던 집 바로 옆에는 절이 있었다. 겨울철이라 그런지 인적은 끊겨 있었다. 스님이 장삼을 입고 눈을 치우며 나를 보자 합장을 한다. 나도 스님을 따라서 합장을 하였다. 장삼 사이로 한랭이 스며드는지 스님은 몸을 움츠린다. 스님을 보자 답답한 마음을 풀어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경기도 하남시 출생으로 1993년 캐나다로 이민을 떠났다. 지구문학으로 당단하였으며 지구문학작가회의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캐나다 문인협회 회원, 캐나다 한글학교 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책을 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