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의 「유협열전」에도 “혁대의 고리를 훔친 자는 주살되고, 나라를 훔친 자는 제후가 된다.”는 말이 나온다. 물론 중국 역사를 보면 이자성이나 태평천국의 홍수전과 같이 짧은 시간 동안만 권좌에서 버텨낸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 왕조 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나라와 명나라의 경우 말 그대로 도적 출신이 황제가 되었다. 하물며 지금의 중화 인민 공화국 역시 도적 출신이 황제가 된 나라라고 이 책의 필자는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도적이란 개념을 통해 보는 중국의 역사
이 책을 읽으면 누구나 다음과 같은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중국이란 나라의 유구하고도 방대한 역사를 ‘도적 황제의 역사’라는 식으로 단순화하는 것은 좀 위험하지 않을까? 특히 현재 중국의 집권당인 중국 공산당을 도적무리쯤으로 치부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하지만 현재의 공산당 정부의 정체성을 도적 집단의 권력 획득이라 보고 있는 필자의 생각이 타당한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중국 공산당이 외세를 물리치고 국민당 정부를 쓰러뜨린 다음 중국 대륙을 장악한 사실에 대한 역사적인 판단은 다양할 수 있다. 오랜 봉건 사회를 청산한 것인지, 인민을 해방시켜준 것인지, 사회주의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인지 따위에 대해 참으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지만, 그것이 아직 진행형의 상태에 있기 때문에 현재의 상태와 미래의 모습에 대한 평가와 전망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원래 중국 공산당 정부와 그 ‘창업 황제’인 마오쩌둥에 관한 서술이 중심이었다. 이 사실만 보더라도 필자가 원래 말하고 싶었던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가 결국은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라는 점에서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 필자는 덩샤오핑조차 명의 3대 황제인 영락제에 비유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미래는 어떨 것인가?
결국 모든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다. 판단은 뒤로 미루고 일단 이 책의 흥미진진한 세계로 들어가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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