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에코노미쿠스,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경제적 인간은
왜 선택의 기로에서 함정에 빠지는 것일까?
2008년 MBC 연기대상에서 조연상을 받은 연기자 박철민은 수상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자신의 아내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백화점에서는 10원도 안 깎으면서 노점상에서는 푼돈까지 깎으려고 하느냐며 저를 다그친 고마운 아내에게 이 영광을 돌립니다.”
이 수상 소감을 들으면서 ‘어, 나도 그런데!’ 하고 생각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왜 백화점에서는 달라는 대로 값을 다 치르면서 노점상에서는 500원이라도 더 깎으려고 애를 쓰는 경향이 있다. 어째서 그럴까?
흔히 사람을 ‘이성적인 동물’이라고 한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 끝에 최적의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는 인식은 인간을 동물과 차별화하는 중요한 잣대다. 특히 자본주의 경제학에서는 인간을 ‘호모 에코노미쿠스’라고 부르며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경제적 인간’으로 정의한다. 그러나 심리학의 최신 연구 결과를 탄력적으로 수용하는 최근의 경제학에서는 인간을 그처럼 완벽하고 냉정한 존재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은 이성보다는 감성에, 의식보다는 무의식에 쉽게 지배당하기 때문에 선택이나 의사결정을 할 때 실수와 오류가 생긴다는 것이다.
문화와 심리 코드로 바라본 삶의 다양한 모습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주로 사고 체계, 무의식과 의식, 감정, 행동, 욕구, 본능, 뇌, 신체 등이 연구의 대상이 되어 왔다. 나아가 경제행위, 소비 현상, 문화 등 새로운 영역으로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그만큼 단편적인 시각으로는 인간을 깊이 이해하기가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에는 경제학과 접목한 실험에서 인간을 깊이 이해하는 단서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인간의 의식 현상과 행동 유형은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가 하는 전통적인 심리학의 연구 과제가 대중의 큰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엄격한 학문적 체계와 난해함을 떨쳐버리고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일상 속 사람들의 의식과 행동을 알기 쉽게 설명하려는 학자들의 노력이 크다. 회사 상사의 꿍꿍이속을 추측하고, 사랑에 늘 실패하는 친구를 격려하며, 되는 일 없이 힘들기만 한 내 인생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점점 높아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확실한 것은 보이지 않고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심리학은 인생의 나침반이 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녔다.
1999년부터 각종 매체에 문화와 미디어에 대한 글을 써온 저자는 문화 현상과 경제, 사회를 연결시켜 분석하려는 시도를 꾸준히 해왔다. 문화와 미디어, 사이버공간을 연결시킨 논문으로 2001년 제6회 호암청년논문상을 수상하기도 한 저자가 이번에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발스키의 행태심리학 논문을 접하고 10여 년 동안 고민하고 모색한 내용을 폭넓게 엮어냈다.
1999년 <인터넷 한겨레>를 시작으로 2001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문화와 미디어에 대한 글을 써왔으며, 제19회 하니리포터상과 제1회 오름상을 받았다. 문화와 미디어, 사이버공간을 연결시킨 논문으로 2001년 제6회 호암청년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EBS <한영애의 문화 한 페이지>에 5년 동안 출연했고, KBS <뉴스와이드>, MBC <오지혜의 문화야 놀자>, SBS <시사전망대>, CBS <시사자키> 등에 고정 패널로 참여했다. 현재 KBS <신성원의 문화읽기>, <내일은 푸른 하늘> 등에 출연하고 있다. <위클리 경향> 등에 고정 칼럼을 쓰고 있으며 부산대학교, 건국대학교, 한국경제신문사 Hi-CEO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시스템다이내믹스와 한림공학원KEKA 회원이다. 지은 책으로는 <대중문화심리 읽기 I, II>, <대중문화심리로 읽는 한국사회>, <비욘드 블랙-장애인 영화와 메타포> 등이 있다.
머리말 나도 몰랐던 내 욕망 들여다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