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너무나 정신적인 운동입니다. 골프가 다른 스포츠와 구별되는 가장 큰 차이는 철저하게 정신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일 것입니다.
대부분의 스포츠는 타고난 소질에 자신이 흘리는 땀과 쏟는 정성에 따라 결과가 나타납니다. 결과에 만족하는 정도가 사람에 따라 다소 차이나지만 대체로 그 결과는 흘린 땀과 쏟은 정성을 배반하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절망감은 안겨주지 않습니다.
골프는 송곳의 끝과 같습니다. 정상에 도달했다는 느낌이나 만족의 순간은 전율처럼 스쳐지나갈 뿐입니다. 송곳의 끝에 머물 수 없듯 골프의 정상은 머물 수 없고 만족감은 새로운 목표의 출현으로 이내 사라지고 맙니다.
골프는 신기루입니다. 목표를 갖고 추구하지만 결코 ‘이만 하면 됐다!’고 할 만한 성취감을 안겨주지는 않습니다. 달성하겠다고 세워둔 목표에 도달하는 순간 새로운 목표가 저만치 나타납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목표가 신기루처럼 계속 나타납니다. 바위를 산꼭대기로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은 시지프스처럼, 골퍼는 신기루 같은 목표를 쫓는 형벌을 받은 것 같습니다.
골프가 얼마나 정신적인 운동이며 골프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얼마나 부단한 정신수양을 필요로 하는지를 선의 화두나 경구, 선에 얽힌 일화들, 불교 경전과 성경, 중국의 고전 등에 나타난 가르침과 잠언들을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서울대 국어교육과를 졸업, 1978년 한국일보에 입사했다. 사회부, 경제부, 편집부 기자를 거쳐 경제부장, 전국부장, 편집국 부국장 등을 역임하며 29년의 언론인생활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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