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쾌감을 느끼며 몸을 일으켰다. 흐릿한 가로 등불 아래로 그의 모습이 지나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드러났다. 여기저기 이가 빠진 보도블록 위에 누운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검게 보이는 뭔가가 그의 머리 밑에서 스멀스멀 기어 나왔다. 후련한 마음과는 달리 돌아온 머릿속의 이성들이 시끄러운 벨을 울렸다. 피……. 죽었을 지도 모른다 살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발로 허벅지를 야멸치게 걷어차 보았다. 충격에 잠시 흔들렸을 뿐 더 이상의 움직임이 없었다.
<버그데이> 저자
심사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