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미친 나라, 대한민국
전체 국민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 사는 나라, 국민 전체의 70 정도가 아파트에 살고 싶어 하는 나라, 그것이 바로 오늘날 대한민국이다. 싫든 좋든 이제 아파트는 한국인의 삶에 있어서 일상이자 습관 혹은 중독이 되어버렸다.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공간의 의미를 넘어 현대 한국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구이자 내시경內視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에 대한 우리 학계의 자발적인 연구는 거의 없다시피했다. ‘아파트의 나라’ 안에 사는 것에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아파트 그 자체를 객관적인 시각에서 재발견하고 분석적인 시선으로 재인식하는 데는 대체로 무심하고 둔감했던 것이다.
한국현대사·문화사를 읽는 코드, 아파트
《아파트에 미치다》는 아파트를 인문,사회과학적 시각에서 본격적으로 넓게 깊게 다룬 최초의 저작이다. 사회학자인 저자는 아파트가 한국에서 역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가족, 도시, 교육, 조직, 공동체, (사회)운동 등 삶의 거의 모든 영역을 포괄하고 관통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아파트는 부의 원천이자 차별적 지위의 상징으로서, 우리 시대의 사회적 영욕은 물론,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인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아파트를 한국현대사 혹은 문화사를 읽는 코드로 삼는다.
하지만 이 책은 결코 딱딱한 학술서적이 아니다. 이 책은 사회학 이론이나 개념을 강요하는 대신, 저자의 직관이나 성찰 혹은 상상력을 십분 활용한다. 특히 이 책은 아파트 거주문화에 대한 현장감과 체감도를 높이게 위해 최근 수년치 신문이나 잡지의 관련기사를 꼼꼼히 인용하고 있다. 이로써 이 책은 보통사람의 눈높이에 맞추어 아파트로 하여금 한국사회의 특성과 추이를 말하게 하고자 한다. 오랫동안 국내 유력 일간지 고정 칼럼니스트로서 활약 중인 저자 특유의 글쓰기 스타일은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연세대 정외과 및 동대학원 졸업
미국 브라운대학교 사회학 석사 및 박사
한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역임
미국 워싱턴주립대 방문교수 역임
(현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현재) 한국미래학회 회장
머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