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걷다가 배가 출출해서 어묵을 사먹는데, 라디오에서 로비 윌리암스의 ''Supreme''이 흘러나왔다. 바쁜 업무 시간, 짬을 내서 정신적 사치인 행복에 빠졌다. 신촌, 그 난장 같은 거리를 무거운 가방을 메고 바삐 걸어가는데 어디 매장에서 라디오를 틀었는지 노라존스의 최신곡이 들렸다. 아침, 자명종이 나를 깨운다. 종소리 대신 비틀스의 명곡 ''Yesterday''가 방구석에서 도리질하는 내 귀를 매섭게 따라다닌다. 음악이 싫든 좋든, 우리는 음악이 노출된 환경에서 살고 있다. 음악은 이미 일상이다.
현재 활동 중인 모든 뮤지션은 비틀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물론 과거 동시대에 활동한 뮤지션도 마찬가지였다. 오케스트라단이 즐겨 연주할 정도로 뛰어난 완성도를 지닌 멜로디, 가볍지 않은 생각이 담긴 가사, 지금도 춤추며 파티를 즐길 것 같은 맴버들, 현재 이들 음악을 들으면 갓 잡은 횟감처럼 신선하다.
하지만 팝의 역사가 비틀스만의 역사라면 참 지루한 일. 여기 비틀스와 자웅을 겨루던 182팀의 고수들이 준비되어 있다. 순위 차트로 매길 수 없는, 비틀스와 수준 차이가 아니라 단지 색깔이 달랐던 스타들이 여기에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한 밴드씩 호명해 보았다. 동시대 라이벌이었으며 영국을 논쟁의 도가니에 몰아넣었고, 불법을 저질러 난폭자로 찍힌 록그룹 롤링스톤스에서부터 2009년 봄, 내한 공연을 연기해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엑스 제펜까지 명예의 전당에 한 팀씩 올리며 음악을 찾아보았다. 비틀스의 완성은 이들로부터 시작했다.
“비틀스의 완성은 이들로부터 시작됐다!”롤링스톤즈, 딥퍼플, 레드제플린, 퀸, 비지스 등, 별처럼 위대한 뮤지션이 비틀스를 누르고 당대 최고가 되고자 무대 또는 스튜디오에서 온 힘을 다해 팝의 역사를 일궈냈다. 최근 팝을 듣다보면, 생각보다 뿌리가 무성하다. 2000년대, 90년대, 80년대, 70년대, 60년대를 거슬러 오르면 선배 뮤지션들이 현재 아티스트 이상으로 음악을 치열하게 했으며 그 결실로 명반 1,800여 개가 탄생한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상상했던 그 이상을 보게 되고, 듣게 될 것이다!”
마음에 음악과 함께 뭔가 아련하고 흐뭇한 설렘의 흔적이 남아 있다면 그는 마음을 챙기며 사는 사람이다. 음악의 동력은 서로 교감하는 것이다. 음악, 그 힘을 믿으며 20년 동안 DJ로 살아왔다. TBN 한국교통방송[105.9mhz], 분당 라디오 방송 FM [90.7mhz]을 진행하면서 청취자와 함께 음악을 공유하는 것을 업으로 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에서 나인화의 팝 스토리(cafe.naver.com/popsstory)를 운영하면서 세상 모든 음악과 자료를 정리하여 회원들과 그 지식을 나누고 있다. 저서로는 나인화의 『팝스 스토리』가 있다.
들어서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