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는 학파의 대립과 권력 쟁탈로 인해 많은 선비가 화를 입은 열두 가지의 큰 사화가 있었다. 이 책은 그 중 가장 큰 사건으로 일컬어지는 4대 사화(무오사화, 갑자사화, 기묘사화, 을사사화)를 간추려 정리하였다.
사림(史林)의 화(禍)를 이르는 사화는 성종 이후 훈신들을 경계하기 위하여 사림들을 대거 정계로 진출시키면서 정치적 갈등을 빚기 시작하였다. 즉 자신들의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몸부림쳤던 훈신과 척신들은 사화를 빌미로 사림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붙이고 정계에서 쫓아냈던 것이다. 그러나 역대 왕들은 이 갈등을 교묘히 이용해 왕권을 강화시키는 계기로 삼기도 했으니 뛰는 자 위에 나는 자가 있는 정치판의 판도를 한 눈에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자신들의 안위를 위하여 어떻게든 상대를 제거해야만 했던 개개인의 갈등을 일목요연하게 서술하고 있으며 아울러 4대 사화가 일어나게 된 배경과 경과, 그리고 사화로 인해 어떤 결과가 빚어졌는지에 대해 세세하게 파헤치고 있다.
물론 처음 사화를 일으킨 장본인들은 사화의 결과가 일파만파의 파장으로 번져 수많은 생명의 목숨을 앗고 피바람을 일으키리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일을 벌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화의 마무리는 생각보다 엄청난 재난을 몰고 왔다. 왜냐하면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사화라는 명분이 교묘하게 이용되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동안 『한국사 즐겨찾기』와 『세계사 즐겨찾기』의 책을 발행하면서 이미 역사에 많은 관심을 표출하고 있으며 ‘대발해 프로젝트’를 통해 역사 공부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소설가이기도 한 저자의 독특한 필체로 엮어진 이 책은 마치 한 편의 소설, 혹은 에세이를 읽는 듯한 느낌으로 쉽게 각 사화의 진면목에 접근할 수 있다.
각 사화는 『조선왕조실록』을 밑그림으로 하여 기존에 알려진 자료들로 뼈대를 구성하였으며 거기에 작가의 상상력이 보태져 마무리되었다. 자칫 역사책은 딱딱하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면 『4대사화』의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역사책도 술술 잘 읽힐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 믿는다.
1963년 서울 출생. 문예창작을 전공했으며 1995년 문화일보 단편소설 『오징어』로 등단하였다. 20여 년간 잡지사 기자와 출판사, 편집회사에 근무하며 글쟁이로 살다가 지난 2003년부터 편집대행회사 마이라이프북(mylifebook.co.kr)을 운영하고 있다. 소설집 『97 젊은 소설』과 역사서 『한국사 즐겨찾기』, 『세계사 즐겨찾기』 등을 출간하였다.
책머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