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삶으로 인도하는 힐링 에세이
▶ 소외와 단절을 넘어 공감과 깨달음으로
이 책에는 총 55편의 생활글이 실려 있다. 모든 글들은 저자가 일상을 통해 깨달은 바를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생활글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아주 편안한 문체로 일상에 접근한다. 깨달음의 대상 역시 우리에게 친숙한 존재들이다. 언제나 우리 곁을 든든히 지켜주는 어머니와 가족, 친구와 이웃들이 바로 그들이다. 호흡에 필요한 공기가 그렇듯, 가까운 곳에 있는 이 사람들에 대해 우리는 고마움을 잘 느끼지 못한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 그들임에도 그걸 늘 잊어먹고 산다. 저자는 그 부분을 절묘하게 파고든다. 면밀한 관찰을 통해 소외와 단절을 넘어 공감과 깨달음의 경지로 이끄는 것이다. 저자는 주변 세상을 통해서, 또 혼자서, 그리고 자신의 취미인 달리기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사색한다. 아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사랑을 찾으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면서 욕심내지 않는 삶을 추구한다. 그것이야말로 우리 인생의 궁극적인 의미요 보람이라고 알려준다.
55편의 글을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어떤 사람이라도 어느새 행복감에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꿈을 이루다
참 굴곡이 많은 생을 살아온 것 같다. 아마 그 시작은 고등학교를 다닐 때부터였으리라. 첫 교내백일장에서 장원을 수상했던 나는 그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다. 습작들을 모아 나만의 문집을 만들었고 그중 일부는 당시 인기 있던 하이틴 잡지에 게재되는 행운도 누렸다. 문학청년임을 자부하며 작가가 되는 꿈을 꾸었다. 하지만 그 꿈은 말 그대로 꿈일 뿐이었다. 난 지방의 한 국립대학 공대로 진학했다.
나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졸업과 함께 난 국내 굴지의 자동차 회사에 취업했고 이후 순수한 엔지니어로 살아왔다. 대신 작가라는 꿈은 사라져버렸다. 그러나 문학에 관한 DNA만은 결코 사라지지 않아 끊임없이 나로 하여금 글을 쓰게 만들었다.
꿈이 되살아난 건 30년이 지난 후였다. 어쩌다 한 디지털 대학의 문예창작과에 편입을 한 것이 계기였다. 여전히 많은 글을 썼고 쓴 글들은 꾸준하게 출판사 투고로 이어졌다. 그러다 한 출판사로부터 출간제의를 받았다. 꿈같기만 하던 일이 이루어진 것이다. 난 보다 큰 꿈을 꾸기 시작했다. 적어도 내 저서를 열 권은 가져야겠다는 것, 그리고 소설가가 되겠다는 것이었다.
이 책을 내게 된 것도 그 일환이다. 난 믿는다. 언젠가는 그 꿈들이 꼭 실현될 것이라는 것을. 독자들 역시 자신의 꿈을 모두 실현시키기 바란다. 그 길목에 이 책이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 본문 속으로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른 법이다._17
심부전이니 폐 결손이니 하는 병은 진정한 어머니의 병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에게 가장 큰 병은 아마도 자식들에 대한 그리움과 기다림이 아니었을까?_25
제대로 의사전달이 되지 않아 불편을 겪는 한이 있더라도 상대를 이해하고 웃어넘길 줄 아는 것, 그것이 바로 더 큰 의미에서의 소통인 것이다._41
원래 여행이란 게 어디를 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랑 가느냐, 가서 무엇을 느끼느냐가 더 중요한 것 아니겠어?_70
현재에 집중하자. 과거는 이미 사라져버렸으며 미래는 담보할 수 없는 것이다. 확신할 수 없는 미래를 향해 현재를 마냥 양보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미래를 깡그리 무시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너무 먼 미래만을 바라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따름이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인 현재가 이어져 내 인생도 의미를 갖는 것이다. _73
폭을 넓힐 수 없다면 깊이를 키우는 것도 관계라는 면적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아니겠는가. 새로운 관계를 만들 수 없다면 이미 형성되어 있는 관계를 더 자주 활용하면 되는 일이다._91
포기를 모르는 아버지라는 단어의 무게만큼이나 자식이라는 단어의 무게도 엄청나게 무겁다는 것을._121
건강을 유지하면서 나이를 한 살 더 먹은 것, 그것이야말로 승진이 아니고 무엇이랴. _124
시간이 빠르면 빠른 대로, 또 느리면 느린 대로 다 내 인생인 것이다. 지루할 때조차 내 인생이 그 기간만큼 연장되는 것이려니 생각하면 된다. 나에게 주어진 모든 환경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받아들이고 사
랑하는 것만이 참다운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이다._170
좋은 습관을 들이려 노력하기에 앞서 나쁜 습관부터 없애야 한다. _177
사람의 감각은 집중력에 따라 그 민감한 정도가 달라진다. 무심코 지나치면 보이지 않는 것들도 두 눈을 부릅뜨고 시선을 모으면 발견할 수가 있고, 평소 들리지 않던 시계초침소리도 그곳에 집중하면 들을 수 있게 된다. 시끄러운 음악이 울려 퍼지는 카페에 앉아서도 마음만 먹으면 책을 읽을 수도 있고 글을 쓸 수도 있지 않는가. 그 모든 것이 마음의 문제요 의지의 문제다. _197
세상은 바라보기 나름이다. 빠르면 빠른 대로 보이는 것이 있고 느리면 느린 대로 보이는 것이 있다. 느려지면 생각하는 것이 달라지고 느끼는 것이 달라진다. 오늘 나의 느림은 많은 것을 알게 해주었으며 여러 가지를 돌아보게 해주었다. 느려지면서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느림은 늦음이 아니라 누림이다._200
난 내 상대가 따로 있음을 알았다. 상대는 남이 아닌 나 자신이었다. 앞으로는 절대 잊지 않기로 했다. 나의 페이스메이커는 어제의 나라는 사실을._204
▶ 저자소개
원광우
부산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오랜 기간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한 후 현재는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엔지니어 출신이면서도 젊은 시절 가졌던 작가의 꿈을 버리지 못해 매달 200킬로미터를 달리면서 원고지 200매 이상의 글을 쓰고, 매년 200권의 책을 읽자는 200-200-200 클럽 가입을 목표로 살아가는 남자다. 지은 책으로는 터키에서 1년간 근무하면서 쓴 여행기 ‘1년 동안 두 발로 누빈 구석구석 이스탄불’이 있고, 옮긴 책으로 ‘맛의 과학’과 ‘뇌 과학과 심리학이 알려주는 시간 컨트롤’이 있다.
▶ 목차
책머리에 … 8
제1부 어머니라는 이름
어머니 … 11
사랑하는 법 … 14
갈등 … 18
어머니의 병 … 23
숙명 … 26
취침등 … 30
퇴원 … 33
제2부 가족이라는 이름
대화와 소통 … 38
버킷리스트 … 42
아내의 경제원리 … 47
음식, 맛, 그리고 요리 … 51
마트 할인행사 … 55
지진대피 … 59
셋째누나 … 63
여행 … 67
소풍 … 71
도시락 … 74
부부싸움 … 78
제3부 친구와 이웃들
우리들의 애창곡 … 83
외로움에 대하여 … 88
터키 여행기 … 92
관계의 틀 … 96
불가근불가원 … 99
늦었다는 말 … 103
동네 미장원 … 106
부고 … 109
가지 않을 수 있었던 길 … 112
소통 … 115
세발자전거 … 118
승진과 영전 … 122
제4부 주변 세상이 주는 메시지
롤 감은 여자 … 126
섬 마을버스 … 129
군산유감 … 133
다인실 병실의 문제 … 137
한양도성길 … 142
문을 닫지 마세요 … 146
제5부 혼자만의 깨달음
마음의 병 … 150
까르페디엠 … 155
200-200-200 클럽 … 159
두 번 사는 삶 … 164
시간의 속도 … 167
새로 만들기와 고치기 … 171
커피여 안녕 … 175
저자가 된다는 일 … 178
신체검사 … 181
나이가 든다는 것 … 184
토정비결 … 187
새해소망 … 191
제6부 달리며 생각하며
러너스하이 … 194
느림에서 누림으로 … 198
페이스메이커 … 201
가을에 피는 장미 … 205
뒤로 걷기 … 209
노인과 달리기 … 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