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나 지금이나 눈부시게 아름다운 파리,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헤밍웨이가 그려낸 파리의 풍경
《파리 스케치》는 헤밍웨이가 파리에서 거주하던 젊은 시절을 회고하며 말년인 1957년부터 1960년 사이에 쓴 에세이다. 이 수필집은 1964년에 ‘움직이는 축제’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간되었고, 2010년에는 여기에 초고 상태인 ‘파리 스케치’를 추가하여 같은 제목으로 재출간되었다. 이 책의 2부로 소개된 ‘파리 스케치’는 비록 원고가 작가에 의해 매끄럽게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젊은 시절에 대한 헤밍웨이의 성찰과 1부 ‘움직이는 축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 있다.
헤밍웨이는 이십대 시절인 1921년부터 1926년까지 파리에서 지냈다. 꿈과 열정이 가득한 신인 작가 헤밍웨이는 파리의 싸구려 호텔 꼭대기 방이나 카페에서 치열하게 글을 썼다. 그날 써야 할 글을 다 쓰고 나면 뤽상부르 공원, 미술관, 카페, 화가들의 그림이 가득한 스타인 여사의 아파트,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서점, 경마장 등 파리 곳곳을 돌아다녔다. 1920년대의 파리에는 많은 문인들과 예술가들이 모여들었다. 헤밍웨이도 그곳에서 스콧 피츠제럴드를 비롯한 많은 문인들을 만나고, 피카소를 비롯한 많은 화가들의 그림을 접했다. 집에 돌아오면 서로 신뢰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아내 해들리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신혼생활을 즐겼다.
이 책에 나오는 친한 동료 작가들과의 에피소드나 헤밍웨이 자신의 결혼생활에 대한 글을 읽고 나면 설사 그의 소설을 읽지 않았더라도 헤밍웨이라는 작가의 내면으로 한 발 더 다가선 느낌이 든다. 파리에는 헤밍웨이가 산책하거나 단골로 드나들던 많은 곳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독자들은 청춘 시절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헤밍웨이의 안내를 따라 그때나 지금이나 아름다운 파리의 구석구석을 산책하는 기회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1899~1961)
1899년 미국 일리노이주 오크파크에서 태어났다. 1923년 첫 작품 <단편 셋과 시 열 편>을 발표했고, 1925년 단편집 《우리들의 시대》를 출간했다. 1926년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를 발표하여 ‘로스트 제너레이션’의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1929년 이탈리아 전선을 다룬 소설 《무기여 잘 있거라》를 출간하고, 1930년대에는 스페인, 이탈리아, 아프리카 등 여러 지역을 여행한 경험을 담아 《오후의 죽음》과 《아프리카의 푸른 언덕》을 썼다. 이후 탁월한 전쟁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배경 무대가 되는 스페인내전에서 종군기자로 활약했다. 1953년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 《노인과 바다》로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이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신경쇠약과 우울증에 시달리다 1961년 미국 아이다호주 케첨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역자 : 송은주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런던대 SOAS에서 번역학을 공부했다. 이후 인문과학원 HK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건국대학교 글로컬 문화전략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2018년 한국연구재단의 후원을 받아 인문학 대중화 사업의 일환으로 ‘인간 이후의 인간 : SF로 읽는 포스트휴먼’ 강좌를 진행했다. 옮긴 책으로 《클라우드 아틀라스》, 《블랙스완그린》, 《피렌체의 여마법사》, 《광대 샬리마르》, 《순수의 시대》,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등이 있다. 《선셋 파크》로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1부 움직이는 축제
생 미셸 광장의 좋은 카페
스타인 여사의 가르침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서점
센 강변의 사람들
덧없는 봄
취미의 끝
잃어버린 세대
굶주림은 좋은 훈련이었다
포드 매덕스 포드와 악마의 제자
파생과 카페 돔에서
에즈라 파운드와 자벌레
이상하기 짝이 없는 결별
죽음과 맞서 싸운 흔적이 있는 남자
릴라에서의 에번 십먼
악의 대리인
슈룬스의 겨울
스콧 피츠제럴드
매는 공유하지 않는다
크기의 문제
2부 파리 스케치
새로운 유파의 탄생
에즈라 파운드와 그의 벨 에스프리
일인칭으로 글쓰기
은밀한 기쁨
기묘한 파이트 클럽
톡 쏘는 거짓말의 냄새
범비 군의 교육
스콧과 그의 파리지앵 운전기사
파일럿 피시와 부자들
허무 그리고 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