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곧 글이고 글이 곧 삶인 작가,
조지 오웰의 삶이 담긴 에세이
소설 《동물 농장》, 《1984》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조지 오웰은 사실 소설보다 에세이에서 재능을 발휘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코끼리를 쏘다》는 조지 오웰의 삶과 사유를 담은 에세이들을 엮은 책이다. 오웰의 삶의 궤적을 따라 선별한 7편의 에세이를 통해 오웰이 바라보는 사회와 현실, 정치적 입장을 살펴볼 수 있다.
오웰은 8세 때 사립 예비학교에 들어갔지만, 상류층 아이들에게 심한 차별을 당하며 우울한 소년 시절을 보냈다. 이런 체험은 [너무나 즐겁던 시절]에 자세히 드러나 있다. 오웰은 장학생으로 들어간 명문 사립 이튼 칼리지에서도 계급 차이를 뼈저리게 실감했다. 그래서 졸업 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1922년부터 5년간 미얀마에서 대영제국 경찰로 근무했지만, 제국주의의 모순과 한계를 느끼고 직장을 그만두었다. 이 시절의 이야기는 표제작인 [코끼리를 쏘다]에 실려 있다.
오웰은 다시 유럽으로 돌아와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을 거쳐 스페인 내전에 참가했다. 그리고 이런 경험들을 통해 자신이 어떤 길을 가야 하고, 무엇을 써야 하는지 깨달아간다. 오웰은 [나는 왜 쓰는가]에서 자신이 글을 쓰는 이유를 명확히 밝힌다. 그는 자신이 정치적 목적으로 글을 쓴다고 고백할 뿐만 아니라 어떤 책도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선언한다.
오웰은 사회주의자였지만, 맹목적으로 사회주의의에 동조한 건 아니다. [사회주의자는 행복할 수 있을까]에서 사회주의자의 목표는 행복이 아니라 인류애라고 단언한다. 처절한 투쟁에 몸을 던지는 것은 인류가 서로를 착취하고 죽이는 대신 서로를 사랑하는 세상을 원해서라고 본 것이다.
보통 사람들의 품위가 사회 곳곳에 스며들기를 꿈꾼 그의 생각을 《코끼리를 쏘다》를 통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
1903년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 벵골 지방에서 출생했다. 영국의 명문 이튼 스쿨을 졸업하고 인도 제국 경찰로 미얀마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제국주의에 환멸을 느껴 사직하고 5년여 동안 빈민생활을 했다. 이때의 체험이 르포르타주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1933)에 잘 드러나 있다. 1934년 식민지 백인 관리의 잔혹상을 그린 《버마 시절》, 1937년 잉글랜드 북부 노동자의 가난한 삶을 그린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출간했다. 그 무렵 스페인으로 건너가 공화주의자 편에서 싸웠으나 건강이 나빠졌다. 1943년 현실 세계를 풍자한 소설 《동물 농장》을 집필하기 시작해 1945년 출간했다. 《동물 농장》은 그의 히트작이 되었으며, 이후 각고의 노력으로 완성한 디스토피아 소설 《1984》로 그의 문학적 명성은 최고에 이르렀다. 1950년 1월 건강 악화로 영면했다.
역자 : 이재경
서강대학교를 졸업하고 경영컨설턴트와 출판편집자를 거쳐 지금은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좋은 책을 소개, 기획한다. 번역은 우연한 착상과 소소한 모험을 전방위로 활용하는 고감도 경험 집약형 작업이라고 자부하며 매일 좋은 책의 최초의 독자를 꿈꾼다. 작은 차이가 악마도 되고 하느님도 된다는 믿음으로 논리적 상상의 승리를 기도한다. 오늘은 이 작은 책이 사나운 확신과 매운 경구에 지친 이들의 마음에 경쾌한 회오리를 일으켰으면 한다. 《복수의 심리학》, 《바이디자인》, 《가치관의 탄생》, 《성 안의 카산드라》, 《쓰릴 미》, 《정원사 챈스의 외출》, 《뮬, 마약 운반 이야기》, 《n분의 1의 함정》, 《세상의 모든 공식》, 《효율적 이타주의자》 등 50여 권을 번역했고, 고전명언집 《다시 일어서는 게 중요해》를 엮었다.
너무나 즐겁던 시절
코끼리를 쏘다
나는 왜 쓰는가
책방의 추억
어느 서평가의 고백
사회주의자는 행복할 수 있을까
영국적 살인의 쇠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