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내를 떠나보낸 남편의 가슴 먹먹한 기록. 이제, 그들은 다시 사랑을 시작한다
행복했던 부부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아내의 교모세포종. 그리고 점점 소멸하는 아내의 곁을 지킨 남편의 고독한 이야기. 꺼져가는 아내의 영혼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도 아내의 아픔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절망과 고뇌의 시간들. 그저 아내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던 1년여의 투병기간 동안 삶과 죽음, 그리고 상실에 관한 기록이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아내를 향한 간절한 마음으로 쓴 일기를 아내의 영혼이 기억 속으로 자리한 후 한 편의 에세이로 엮으며 그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것조차 가슴 아픈 일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 글을 통해서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서 아내의 영혼이 살아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아내가 영원히 사는 것이라고 믿는다.
저자 : 문숭철
문숭철은 이공계 출신 상사맨을 일컫는 세일즈 엔지니어가 되어 가족을 낯선 이국땅에 던져 놓고 텅 빈 아파트에서 라면박스 위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게 하고, ‘할 일 많은 넓은 세상’으로 출장을 떠난 그 시대의 한국인이었다.
여백이 촘촘한 16년간 해외주재원 생활의 안팎에서 세상과 사람을 두루 만났다. 오로지 아내에서 시작하여 아내로 끝난 제한된 붓끝이었지만, 그의 글에서 얼핏얼핏 세계와 사람에 대한 보편적 핵심가치를 읽어내는 탄력이 묻어나는 이유다.
그는 유머 감각이 풍부하고 이를 소중히 여긴다. ‘고통의 한가운데서 슬픔과 고통 속에서도 웃음을 쥐어짜려고 애쓰는 방법이 암만 생각해도 대부분이 코믹하고 다소 천격(賤格)이었다. 그러면 어떠랴. 이렇게 산나가 웃는데.’ 고통 속에서 웃음을 건져 올리려는 곳곳의 모습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음악과 와인을 즐기고, 취미 삼아 가끔 그림도 그린다.
고려대학교 공대를 졸업했고, LG상사에서 근무했다. 현재 (주)쌤크롬코리아의 대표이사다.
추천사
서문
2016년 5월 갑자기 찾아온 비극
갑자기 찾아온 비극 / 송두리째 뒤바뀐 일상 / 뚜렷해진 삶의 이유들 / 남몰래 흘리는 눈물 / 시작된 투병 / 받아들여야 하는 마음 앞에서 / 산나의 퉁수바리 / 희망을 선물하는 방법들 / 산나의 시간, 그리고 우리의 시간 / 대체의학 / 신의 눈길
2016년 6월 뮤즈의 고뇌
므시모네의 딸, 산나 / 마르지 않는 샘물 /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 치료의 틀 / 꿈 이야기 / 변화 / 잠 못 이루는 날들 / 방사선 치료 / 해답을 찾는 일
2017년 7월 살아간다는 것
몽테뉴의 느낌표 / 내가 이런 사람이야 / 쓰레기봉투 사건 / 아침이 오지 않는 삶 / 심장이 열개라도 / 아스라의 탄식 / 우려 / 낙관적이지 않아요 / 기억과 표현 / 우리의 하루 / 문 셰프 / 지나간다 / 시그널 / 소원, 그리고 운명
2016년 8월 의미
경련 / 생사의 회귀선 / 신묘한 섭리 / 삶의 의미 / 여명 / 라면박스 식탁 / 시내의 편지 / 원하는 것, 필요한 것 / 시간
2016년 9월 선물 같은 날
공유 / 문 가정 / 지친 사람이 받은 선물 / 차라리 / 추석 / 덮어놓은 책 / 진실 / 사라진 산나의 모습/ 친구들
2016년 10월 우리의 길
樂 / 반짝 효과 / 묘지 / 기도 / 산나의 세계 / 인연 / 결혼기념일 / 병자성사 / 소원 / 아라곤의 자장가 / 이게 사는 건가?
2016년 11월 찬란했던 날들
반추 / 교감 / 정리 / 밥 짓는 산나 / 혼란 / 아직은 / 산나의 웃음소리 / 산나의 수다, 나의 콤플렉스 / 그늘 / 공포의 본질 / 금기어 / 나비 날다
2016년 12월 정리
1인분 / 숙명론 / 적응 / 고비 / 징후 / 양날의 검 / 지혜와 절도 / 친구에게 헌정하는 글 / 데자뷔 / 나이가 든다는 것 / 마지막 크리스마스 / 형님의 성탄절 / 아바스틴 / 마지막 연말
2017년 1월 약속
새해 약속 / 조르바의 13분 / 오뚜기 양복 / 타고난 기질 / 거울 앞에 서서 / 첫눈 / 피에타 / 악전고투 / 움직여야 해 / 삶이 가장 빛났던 순간 / 회복 기념 여행 / 마지막 생일 / 구정의 응급실 / 참아야 하는 이유
2017년 2월 집시의 노래
골절 위기 / 아멘 / 산나의 엇박자 생일축하 박수 / 좀비의 인기척 / 이 잔이 비껴가도록 하소서 / 한국인 또라이 / 표정이 있는 순간 / 한밤의 공연 / 옛 편지 / 재만 남아 허무해도 / 열한 번째 항암 주사 / 스스로 감탄할 일 / 집시의 노래 / 조련 중지
2017년 3월 기억하기, 그리고
남편을 놔두고 / 간병 / 슬픈 왈츠 / 새로운 국면 / 편마비 / 어떤 방법도 / 사랑한다고 / 가시나무새의 울음소리 / 일산에서의 마지막 밤 / 으뜸화음 / 산나가 쉴 곳 / 잠시 찾은 안정 / 비탄을 극복하는 방법 / 다정해도 너무 다정한
2017년 4월 봄에 진 물망초
부손놈 / 산나의 편지 / 영정사진 / 침묵의 대화 / 가는 산나 서러워 목메다 / 생의 마지막 밤 / 4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