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의 주 표적인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성소수자, 동물 등 사회적 소수자를 중심으로 어떤 말과 행동들이 혐오인지 집고, 혐오가 어떤 배경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는지 그 뿌리와 메커니즘도 추적한다. 아울러 혐오를 끊을 방법도 모색한다. 저자 홍재희는 자신의 아버지 삶을 통해 아버지 세대 가부장을 성찰한 장편 다큐멘터리 <아버지의 이메일>을 만들었고 같은 제목으로 책도 낸 작가다.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이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 가는 불안정 노동자이기도 하다. 저자 역시 사회적 약자다. 《그건 혐오예요》는 사회적 약자로서 저자 자신이 겪은 일들을 토대로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성소수자, 동물 문제에 오래 천착해 온 독립영화 감독 6인을 만나 쓴 책이다. 이 책은 혐오를 이론, 학문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주는 르포에 더 가깝다. 저자가 만난 감독 대부분은 감독이기 전에 각 현장에서 활발하게 발언하고 실천하는 활동가들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문제의식과 감독들의 문제의식이 부딪쳐 혐오 문제에 관해 더 깊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그건 혐오예요》는 혐오에 관한 기존 논의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간 책이다.
저자 홍재희는 이야기꾼으로 살고 싶은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 단편영화 <먼지>, <암사자(들)>을 제작, 연출했다. 자신의 아버지 삶을 통해 아버지 세대 가부장을 성찰한 장편 다큐멘터리 <아버지의 이메일>을 만들었고, 같은 제목으로 책도 냈다. 여성으로, 주변인으로, 비정규직 아르바이트 노동자로 주류의 바깥에서 스스로 선택한 비주류의 삶을 살고 있다. 또한 세상의 고정관념에 반기를 드는 아웃사이더로, 소외받고 차별받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애정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한다. 예술의 목적은 부조리한 세상을 꿰뚫고 들어가 자신이 있을 자리를 찾아내는 것이라 여긴다. 그중 글쓰기는 햇볕이 들지 않는 곳을 구석구석 비추는 강력한 수단이라 믿는다. 글이든 카메라든 무엇을 매개로 하든 말과 글과 영화가 삶과 한데 어우러져 있는 곳에 항상 서 있기를 꿈꾼다.
책을 내며
1장. 여성이 혐오하는 여성은 누구인가
-경순 감독
애먼 여자들을 두들겨 패는 이유
“개새끼들 뭣도 모르면서…”
‘그 여자’와 나는 다르다는 구별 짓기
페미니즘은 실로 남성에게도 이롭다
2장. 그건 장애인 혐오라고 조목조목 알려 줘야죠-이길보라 감독
“그건 혐오야” 조목조목 알려 주기
우리는 언젠가 장애인이 된다
그의 자리에서 그의 삶을 상상할 것
“우주에선 청각장애인들이 가장 잘 소통할걸요!”
3장. 한국인들은 자기들이 백인인 줄 알아요-주현숙 감독
자기 나라에선 그들도 빛나는 존재
“한국인들은 자기들이 백인인 줄 알아요”
가장 모욕적인 말 “너희 나라로 가!”
분풀이 대상이 되는 사람들
우리는 모두 연결돼 있다
4장. ‘개인’을 지우는 군대를 거부합니다-김경묵 감독
때리는 것도 맞는 것도 싫다
군대도 감옥도 ‘자아’를 지운다
공포 사회를 기획하는 자들
군사주의와 성소수자는 공존할 수 없다
남자들은 상처받을 필요가 있다
5장. 처음은 성소수자겠지만, 마지막은 누가 될지 모른다-이영 감독
동성애 싫어한다고 말도 못해?!
어떻게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수 있죠
‘종북 게이’라는 프레임의 정체
누구나 자신이 살고 싶은 대로
6장. 장 보듯이 동물을 사는 사회
-황윤 감독
손쉽게 쓰다 버려지는 ‘비인간 동물’
살처분과 홀로코스트
동물이 살기 좋은 곳이 인간이 살기 좋은 곳
‘채식’은 내 먹거리를 선택하겠다는 선언
살아남고 싶다면 축산업을 해결해야
후기